첫 호 인물은?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한 호에 한 인물의 삶과 철학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격월간지가 국내에서 창간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 바이오그래피라는 격월간지가 창간됐다구요.

인물에 집중하는 기획 취지와 함께 광고는 완전히 배제한 편집 방식도 눈길을 끕니다. 격월간 ´biography´(바이오그래피) 창간호는 한국의 대표 지성으로 손꼽히는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을 다뤘습니다.

- 이 격월간지는 어떤 계기로 창간되었나요.

출간사인 ´스리체어스´의 이연대(34) 편집장은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인물들의 고착된 이미지를 해체하기 위해 낯선 기술 방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그에 따라 고유한 잡지 형태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편집장은 "스티브 잡스의 파란만장한 삶도 단행본의 900쪽 텍스트로 풀어내면 지루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원저자나 번역가의 솜씨 부족보다는 평전이나 자서전이 지닌 형식상 한계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고정된 텍스트와 생동하는 그래픽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오랜 관념을 넘어 새 관념을 떠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첫 호 인물로 선택된 이어령 장관에 대해서도 화제가 되었겠군요.

이어령은 만 22세의 나이에 한국일보에 ´우상의 파괴´란 선언문을 실어 김동리와 조향, 이무영 등 당대 문인들을 싸잡아 비판하는 저항성을 드러냈습니다. 잡지의 기획 취지와도 맞물리는 첫 인물의 선택입니다.

- 특별한 작업이 되었겠군요.

´biography´는 1967년 김수영과 ´불온논쟁´을 벌인 뒤 이어령에게 씌워진 ´현실에 눈감은 지식인´이라는 평가와 그의 천재성, 또 81세의 나이에 대해 해체 작업을 시도했습니다.

저항성에서 출발했지만, 4·19 이후 정치화한 사람들에 실망하면서 사회 참여를 거부하게 된 사연과 천재성 이면의 지독한 독서와 메모, 정리의 습벽들, 7대의 컴퓨터와 태블릿, 킨들을 연결해 독서와 사유에 활용하는 ´젊음´을 이야기합니다.

- 구성을 궁금해하는 독자들도 많겠네요.

잡지는 이어령을 형상화하는 이미지 구성과 사진들, 주요 활동 및 저작물, 이어령에 대한 대중의 생각, 이어령과 부인 강인숙 씨 인터뷰, 중국 지성 린위탕과의 비교 등의 내용으로 엮였습니다.

- 새로운 형식은 출판계에 대한 도전이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요.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 비서관을 지내는 등 7년간 국회의원 보좌직을 지낸 이 편집장은 지난 2012년 5월 정치권을 떠난 뒤 출판과는 별 인연이 없던 또래의 지인 3명과 함께 출판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 다음 호 인물도 거론이 되고 있나요?

´biography´는 다음 호 인물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이었지만, 탈당한 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에 몸담으며 지역주의에 도전해온 김부겸 전 의원을 조명합니다.

이 편집장은 "정치색깔보다는 인간 김부겸을 조명함으로써 그에게 덧씌워진 이미지와 편견을 깨보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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