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일제히 역신장

국내 대형마트 업계 매출이 3년 연속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요 의무휴업과 신규출점 제한 등 유통 규제에 올 상반기 세월호 참사로 소비가 급감하면서 마이너스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대형마트가 역신장했다고 전해지네요. 조사해보았습니까.

=네. 위에 언급한 이유에 더하여, 출혈 경쟁에 가까운 과도한 할인행사로 대형마트의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 줄어드는 등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3일 머니투데이가 올해 1∼11월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 3사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기존점 기준)이 지난해보다 0.2∼2.8% 감소했습니다. 대형마트의 연매출이 전년보다 줄어든 역신장은 올해로 3년 연속입니다. 2012년부터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매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매출 쇼크가 시작됐고, 지난해에는 업계 1위인 이마트를 포함해 대형마트 3사 매출이 일제히 감소했습니다.

-매출 쇼크라면, 각각 얼마씩 줄었습니까.

=업체별 매출액 증감률은 이마트 -0.2%, 홈플러스 -1.5%, 롯데마트 -2.8% 등입니다. 이마트는 지난해 3.8% 매출이 줄었던 것에 비해 상당부분 회복했지만 마이너스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12월 한달간 영업일이 남았지만 기존 점포 매출만으로는 지난해 매출을 채우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올해 새로 문을 연 3개 점포 등을 모두 합해 이달 중 1조원 이상 팔아야 지난해 총 매출(13조4800억원)을 넘어서고 보수적으로 잡은 올해 목표(13조5300억원)도 겨우 달성할 수 있습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실적이 좋지 않습니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매출이 꺾이기 전인 2010∼2011년 각각 9% 이상 매출이 증가했지만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매출 성장폭이 당시에도 크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2012년부터는 매년 수천억원씩 매출이 줄어 비상 경영체제를 선포했을 정도입니다.

-지나친 할인도 원인으로 지적됐다고요.

=네. 매출을 끌어올리려고 무리한 할인행사를 진행하면서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대형마트 3사는 올들어 11월말까지 의무휴업일 22일 등을 제외한 영업일 310여일간 할인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대형마트가 상시할인 체제로 돌아선 것은 이미 오래됐지만 올해는 할인폭과 규모면에서 예년보다 최대 50% 이상 늘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전단을 만들어 배포하는 대형 할인행사의 경우 예년에는 그 기간이 최장 1주였지만 올해는 2주에서 최대 한 달까지 늘렸습니다.

-많은 노력이 좋은 결과를 불러오지는 않았군요.

=네. 이 같은 할인행사 증가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습니다. 이마트의 올해(10월 기준) 영업이익은 55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했습니다. 롯데마트의 영업이익(9월 기준)도 18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줄었습니다. 홈플러스도 지난해(-24.4%)와 비교해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마다 매출 목표를 달성하려고 과도한 할인 경쟁을 펼치면서 수익 구조가 엉망이 됐다"며 "많이 팔면 팔수록 손실이 커지는 참담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위기라면 위기인데, 이유는 크게 무엇입니까.

=대형마트가 이같은 상황에 처한 것은 정부의 유통 규제와 경기 침체 때문입니다. 매달 두 차례 일요일 의무휴업으로 기본 매출이 감소한데다 상품가치 하락과 재고 증가 등으로 영업손실이 점점 쌓이는 구조입니다.

게다가 올해는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등 대형사고가 잇따르면서 내수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것도 대형마트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실제 대형마트 3사의 평균 객단가는 2011년 4만6120원에서 올해(11월 기준) 4만3660원으로 낮아졌습니다.

신규 출점이 가로 막힌 것도 매출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대형마트 3사의 신규 출점 점포수는 2012년 27개에서 2013년 12개로 급감했고 올해는 8개(이마트 3개, 홈플러스 1개, 롯데마트 4개)로 더 줄었습니다. 그나마 창고형 할인점을 제외한 일반 대형마트 신규 점포는 3사 모두 합쳐도 5개에 그쳤습니다.

지난 2012년 중소상인 발전을 위해 결의한 신규 출점규제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와 GS리테일·롯데슈퍼 등 SSM 4사에 의해 오는 2015년 말까지 지켜지기로 했으나,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이마트 수원점 ⓒ 두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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