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로 시작된 러시아발 경제 불안이 신흥국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신흥국 전반의 투자심리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혜경 기자.

- 러시아와 지정학적인 관계가 깊거나 교역량이 많은 중앙아시아, 동유럽 등에서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죠?

= 네. 지난 21일 박미정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러시아의 금융위기가 신흥국 전반의 투자심리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상수지 적자가 크고 재무 건전성이 낮거나, 원자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 파급력이 퍼질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구체적으로 러시아와 경제교류가 많은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국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입니다.

- 이런 현상들이 지금 나타나고 있습니까?

= 그렇습니다. 실제로 러시아발 충격파는 세계 곳곳의 신흥국에서 나타나고 있는데요. 국제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달 5~18일 사이 인도 루피화의 가치는 달러 대비 2.3%가 떨어졌다고 합니다. 특히 지난 17일에는 루피·달러 환율이 63.8850루피까지 하락하면서, 지난해 11월 13일 이후 13개월 만에 사상 최저치로 내려앉았습니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달러 대비 2.1%가 빠졌고. 지난 17일 루피아·달러 환율은 1만2925루피아로, 1998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겁니다. 지난 7월 이후 루피아화의 가치는 12% 급락했는데요. 이에 대해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원유 수입국이기 때문에 러시아 경제 불안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또한 지난 17일 터키 리라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는 달러화에 각각 5%와 4.8% 급락했고, 신흥국 통화 중 비교적 안정적으로 평가받는 신흥국 통화 중 비교적 안정적이라 평가받는 멕시코 페소화의 가치는 달러화 대비 4%가량 떨어지며 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 이 나라들의 통화 약세가 일시적인 현상 일 수도 있습니까?

=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경제개혁연대 소장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국제 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러시아를 비롯한 자원에 의존하는 신흥국에 위기가 왔다"며 "현재 세계경제가 비정상적이면서 불균형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증권업계에서는 신흥국 중 인도와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 등의 통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정치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유가 하락 장기화의 영향으로 이들 국가 통화의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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