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인적개편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용인술이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2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이재만 총무, 정호성 제1부속, 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 거취에 대해 “의혹을 받았다는 이유로 내치거나 그만

두게 하면 누가 제 옆에서 일하겠나”라며 이들을 ‘방출’할 뜻이 없음을 밝힌 것은 나름의 인사원칙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과 원로급 인사들은 21일 박 대통령의 인사와 관련해 “쓰던 물건을 좀처럼 버리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번

믿은 사람은 끝까지 신뢰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박 대통령의 마음에 들기까지에는 몇단계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등 숙련기간이 필요합니다. 우선

입이 무거워야 합니다. 입을 가볍게 나불대면 박 대통령의 눈밖에 벗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친박 재선 의원은 “박 대통령은 입이 가벼운 사람을 기본적으로 가까이 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주변의 추천을 받으면 크로스 체크 과정을 거치

는 등 상당기간 눈여겨본 뒤 발탁합니다. 박 대통령의 이런 스타일에 대해 한 원로는 “답답할 정도로 고집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쁜 짓

을 하지 않는 한 자르지 않는 것이 특징으로 손꼽았습니다. 다른 한 의원은 “주변 사람이 부정, 비리에 연루되거나 부당한 인사청탁을 하다 적발되면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단언했습니다.

또 원칙이 서면 밀어붙이는 것이 박 대통령의 독특한 인사유형입니다. 2013년 1기 내각 출범 때 일입니다. 모 장관 후보자의 자질을 놓고 언론은 물론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비판이 많았지만 박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한 중진 의원은 “당내 의견을 모아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재고해 달라고 박 대통령에게 두번이나 건의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회상했습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 연구원장은 “박 대통령의 용인술을 요약하면 한번 믿으면 오래 가려고 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사전에 철저한 관

찰, 검증을 통해 인정하면 여론의 압박 등으로 교체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참고 견디는 형”이라며 “이런 인사패턴은 패밀리즘을 낳을 우려가 있고 울

타리 안에서만 소통이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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