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기관마다 세뱃돈으로 쓸 새 지폐를 교환하려는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1천원권'이나 '5천원권' 등 비교적 낮은 액면가의 지폐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농촌지역 고령층 주민들의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 때문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13일 새 지폐 교환을 시작한 경북 안동의 한 은행 점포에서는 오전에 업무가 시작되자마자 새 지폐를 찾는 손님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결국 1만원권 신권 수요가 가장 많은 건 예년과 비슷해 점포 측이 마련한 1만원권 신권 2천장이 오전에 일찌감치 동났습니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1천원권 새 지폐를 찾는 수요도 꽤 늘어 이날 오전에만 1천장가량 교환됐다고 합니다.

인근 영주의 한 은행점포에서도 예년처럼 1만원권 신권의 인기가 높은 가운데 5천원, 1천원권 등 낮은 액면가의 신권을 찾는 수요가 조금씩 느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해마다 1만원권 신권이 제한적으로 공급되면서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5천원, 1천원권 신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농촌지역 노년층의 주머니가 그만큼 가벼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신권 교환을 위해 은행창구를 찾은 김모(77·안동시)씨는 "어린 손자들에게 세뱃돈을 줘야 하는데 여러 가지로 형편이 안 돼 액수를 좀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고객 이모(67·여·안동시)씨는 "도시 사는 자식들이 갈수록 사정이 어려워지다 보니 받는 용돈도 줄어드는 것 같다"면서 "손자 손녀들에게 세뱃돈을 많이 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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