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입재에서 전일입재로
우리들은 세월 따라 편의주의에 익숙해져 전례예법도 임의로 바꾸거나 아예 없애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으나 서원의 유림들은 한해 두 번씩 드리던 제향방식을 바꿔 금년부터는 예전의 예법대로 복행(復行)키로 하였다.
그 동안 세태의 변화 속에 춘․추 제향을 형식 위주에 치우 치다 보니 당일입재(當日入齊)하여 낯(사시)에 드려왔으나, 유림사회 마저 전통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뜻에서 금번 춘향(春享)부터는 전일입제(前日入齊)하여 집사분정(執事分定)과 재계(齋戒)를 거쳐 밤(자시)에 봉행하게 된다.
제향은 초헌관인 원로 한학자 권세기(權世基)옹을 비롯 하여 지역유림 200여명이 참여하며, 희생(犧牲)을 드리는 절차도 특이하고, 묘당(廟堂)에서의 도동곡(道東曲)을 창(唱)하는 사례는 성균관대성전(태묘)의 예와 격이 같다고 한다.
전통문화를 소홀히 여기다 보니 우리 것을 많이 잃게 되었지만, 다행히도 유림들의 이와 같은 자발적인 전통문화 계승 운동은 서원의 유맥을 이어주는 가교(架橋)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정신문화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가 될 것이다.
이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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