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광우병 논란 속에서 가까스로 수입이 재개된 미국산 소고기가 8년만에 호주산이 차지하고 있는 수입 소고기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처음으로 호주산을 따라잡았다고 하죠?

= 네, 그렇습니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축산물 검역실적 통계에 따르면 5월 초순(1~10일)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모두 2천527t으로 호주산(2천475t)을 앞질렀는데요.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 관계자는 "한국에서 미국산 소고기가 호주산보다 많이 수입된 것은 지난 2008년 6월 미국 소고기 수입 재개 결정이 내려진 이후 약 8년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산은 2001년 '소고기 수입 자유화' 이후 'LA갈비' 등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호주산과 큰 격차를 벌이며 1위를 달렸지만, 2003년 미국내 광우병이 확인되면서 수입이 전면 금지됐는데요. 이후 수년 동안 추가 광우병 사례가 나타나지 않자 미국은 한국에 재수입을 요구했고, 2006년부터 2008년 6월까지 수차례에 걸친 한·미 정부 간 소고기 수입조건 협상 끝에 결국 '30개월 미만' 소고기 수입 재개가 결정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산 소고기의 광우병 관련 위험을 놓고 논란이 커지면서 촛불집회 등 대규모 수입 반대 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는데요. 재개방 직후인 2008년 말, 수입 위생조건 타결을 기다리며 밀려있던 미국산이 한꺼번에 들어와 일시적으로 호주산을 앞선 적은 있지만, 이후 줄곧 미국산은 '위험하다'는 인식 탓에 최근까지 호주산에 밀려 고전해왔습니다.

미국산이 거의 호주산을 따라잡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완벽하게 2003년 이전의 '왕좌'를 탈환한 것은 아닌데요. 5월 전체 누적 수입(검역)량을 비교하면 호주산(1만2천251t)이 여전히 미국산(1만639t)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호주산보다 훨씬 비싼 미국산 쇠고기 가격을 감안하면 미국산 소고기의 1위 등극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인데요. 미국농무부(USDA) 발표 기준 5월 평균 미국산 소고기 지육 가격은 536.03달러(100㎏당)로 작년 같은 기간(418.52달러)보다 28%나 뛴 상태로, 가뭄에 따른 곡물(사료) 가격 상승에 따른 결과입니다.

호주산과 비교해도 미국산 소고기 가격 수준은 높은 편인데요. 올해 1~4월 소고기 통관 실적을 바탕으로 단가를 비교하면 미국산 가격은 t당 7천988달러로 호주산(6천49달러)보다 32% 정도 비쌉니다.

따라서 앞으로 곡물가 안정 등과 함께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조금만 낮아져도 국내 수요는 더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 이렇게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량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입니까?

= 고급 스테이크 전문점이나 한국식 고기구이집 등 식당들이 미국산 소고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인데요.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에 따르면 현재 '프리미엄 전문 스테이크 레스토랑'을 자처하는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 구스테이크 528, 구스테이크 733, 더반 프라임스테이크 하우스, BLT 스테이크, 볼트 82, 스타셰프 바이 후남, 블랙스톤, 프리가, 라쿠치나, 이트리, 립 스테이크 등이 모두 미국산 소고기를 취급하고 있습니다.

 

-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변화됐다고요?

= 네. 미국육류수출협회가 작년 12월 갤럽과 함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10명 중 5명은 "미국산 소고기를 먹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미국산 소고기가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는 대답의 비율도 44.7%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요. 양지혜 미국육류수출협회 한국지사장은 "맛과 품질로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는데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한만큼, 앞으로 더 좋은 품질로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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