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사퇴 고집하는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초유의 청와대 대여 투쟁을 선언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사과를 했죠.

=네. 유승민 새누리당 대표가 사과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2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정책자문위원 위촉장 수여식에서 “박근혜 대통령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대통령께서 국정을 헌신적으로 이끌어 나가려고 노력하고 계시는데 여당으로서 충분히 뒷받침해주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사과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경위가 어떻게 됐든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한 몸으로 일하고, 또 메르스 사태 등 비상한 시국에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려야 할 정부 여당이, 오히려 국민이 걱정하도록 만든 점에 대해 참으로 송구하다”고도 말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또 “저도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올리다”며 “박 대통령께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대통령께서 저희에게 마음을 푸시고 마음을 열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저는 정부와 박 대통령의 성공을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이라며 “그 길만이 이 나라가 잘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거듭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마음은 풀리지 않고 있죠. 도리어 악화되는 것 같습니다.

=네. 전날 유 원내대표를 사실상 재신임한 의원총회 뒤 박 대통령의 심기가 불편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친박계는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듭 촉구하고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조직적인 사퇴압박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은 “일단락된 것 같지 않다”며 “진정한 리더는 거취를 묻는 게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며 압박했습니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도 “일찍 사과했어야지, 이미 ‘함께 갈 수 없다’고 통보한 후 사과해 봤자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하는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평소 유승민 원내대표와 친한 서청원 최고위원이 사퇴압박에 전면에 나설 것이라면서요.

=네. 서청원 최고위원은 친박계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와 가장 친한 관계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새누리당 대표위원 경선 때도 서 최고위원을 지지했습니다. 이번 국회법 파동 때도 청와대와 친박계의 사퇴요구를 무마시키기 위해 애썼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25일 의원총회에서도 서청원 최고위원과 가까운 친박계 의원들은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요구를 강하게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랬던 서 최고위원이 사퇴전선에 나서기로 한 것은 그만큼 청와대의 기류가 심상치 않음을 반증하는 것이겠군요.

=네. 오는 2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한 친박계 서청원·김을동·이정현 최고위원과 강경파인 김태호 최고위원까지 4명이 유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는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해 친박계 의원들이 전면적으로 나서서 사퇴를 관철시킬 것이라고 합니다.

-김무성 대표는 어떤 입장입니까. 그동안 유승민 사퇴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다고 하던데.

=네. 김무성 대표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최고위원들과 다시 상의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것입니다. 김 대표가 “거부권 행사에 대한 대통령의 뜻은 존중해 당에서 수용됐고, 그 다음에 (유 원내대표 사퇴에 관한) 의원들의 생각도 또 존중돼야 한다.고 말한 것에 김 대표의 고민이 그대로 담겨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의총에서 박 대통령의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죠.

=네. 의원총회에서 40명이 발언에 나섰는데 친박계 의원 3명만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했고 2명은 간접적으로 사퇴요구 의사를 밝혔습니다. 나머지 35명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29일이 분수령이 되겠군요. 그런데 원래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원내대표는 가까운 사이 아니었나요.

=네.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5년 1월 초선이던 유 원내대표를 대표 비서실장으로 발탁하면서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2004년부터 박 대통령의 경제교사. 정치브레인 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회창 경제교사로 정계에 입문한 유승민 원내대표는 2004년 17대 총선에 비례대표로 당선됐으나 박 대통령의 권유로 비례대표직을 사임하고 2005년 대구 동을 보궐선거에 나서서 당선되었고 그 이후 박 대통령의 최측근 브레인으로 활동해왔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박근혜캠프의 정책메시지단장을 맡으면서 ‘박 대통령 만들기’의 선봉에 섰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 갈라지게 됐습니까.

=2009년 원내대표 경선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당시 ‘황우여 원내대표’를 밀었지만 유승민 원내대표는 반대했습니다. 이후 유승민 원내대표는 2011년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박 대통령의 행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새누리당으로의 당명 개정도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지난해 10월엔 청와대 외교안보팀을 ‘청와대 얼라(어린아이의 경상도 사투리)’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초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유승민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공약 가계부’를 거론하며 “더 이상 지킬 수 없다. 반성한다."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다"라고 소신을 밝혀 청와대와 친박계로부터 '배박(배신한 친박) 유승민'이라고 낙인을 찍었습니다. 박 대통령이 '배신'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그런데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파동 이면에 또 다른 얘기도 들립니다. 소위 문고리 3인방이라고 불리는 박 대통령 핵심 측근들과의 뿌리 깊은 불화설이 근본원인이라고 하던데.

=네.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박 대통령과 유승민 원내대표가 갈라지게 된 계기가 2009년경 유승민 원내대표가 당시 박 대통령의 개인비서실장이었던 정윤회씨와 이후에 4인방, 3인방으로 불리게 되는 비서진들의 교체를 요구하면서라는 얘깁니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청와대 얼라'라고 했던 것도 사실은 현재 청와대 비서진으로 일하고 있는 이들을 지칭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원만하게 수습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박 대통령이 '유승민 사퇴' 를 관철시키지 못하면 대통령의 권력누수, 즉 레임덕이 본격화될 것이고 만약 관철되면 새누리당의 '사당화'로 비난과 조롱을 면치 못하게 될 것입니다.

-김무성 대표의 선택이 중요할 텐데.또 사퇴여부에 따라 김 대표의 처지도 달라질 것 같은데요.

=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관계를 순망치한이라고들 말합니다. 이와 잇몸의 관계라는 것인데 이는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 그리고 유승민 원내대표와의 관계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즉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두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라는 것입니다. 적의 적은 동지라고 할까요. 지금 여의도에는 유승민 원내대표가 퇴진하면 다음은 김무성 대표가 될 것이라는 소리가 나돕니다.

-그렇다면 김무성 대표도 쉽게 유승민 원내대표를 포기하지 못하겠군요.

=네. 그래서 고민이 심각한 거죠. 청와대와 친박계가 얼마나 세게, 어디까지 밀어붙일지 모르지만 만약 정도를 넘을 경우 아무래도 김무성 대표도 결단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김무성 대표가 선택할 카드가 있나요.

=김무성 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청와대의 사퇴카드를 수용하느냐 마느냐 입니다. 그 외에 다른 길을 찾기는 힘듭니다.

-김무성 대표의 선택 다음에 대해서는 다시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