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석면에 노출돼 질환을 얻은 사람들을 구제하는 제도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는 10일 서울 대학로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가 사망한 후에야 구제금을 지급하는 현행 석면피해구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면서요?

=. 네, 맞습니다. 정부는 현재 직업성 석면질환자들은 산업재해보상보험으로, 환경성 석면질환자들은 석면피해구제제도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센터는 "석면질환에 걸린 노동자 대부분은 산업재해로 인정받지 못한다"며 "산재가 인정된 사례도 피해자가 이미 사망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 센터에 따르면 노동자들의 직업성 석면질환은 환경성 석면질환보다 일반적으로 많으나 한국에서는 환경성 석면피해구제자가 산재 인정자보다 훨씬 많다죠?

=. 1994년 석면 암환자가 산업재해자로 처음 인정받은 후 2013년까지 20년간 석면 관련 산재 인정은 200건에 달합니다.  

그러나 환경성 석면피해구제자로는 2011년부터 올해 6월까지 1천635명이 인정받았습니다.

-. 센터는 2011년부터 시행된 환경성 석면피해구제제도도 허점이 많다고 강조한다면서요?

=. 현행 제도에 따르면 불치병인 석면폐 환자들은 심각한 순서대로 1∼3등급을 받습니다. 2∼3등급 환자들은 2년 후부터 요양생활수당을 받지 못하는데, 추가로 지원받으려면 질환이 심각해져 1급이 되거나 폐암, 종피종암으로 악화돼야 합니다.

이에 관해 최예용 환경시민보건센터장은 "석면피해구제금이 산재보험금의 10∼30%에 불과한 점도 문제"라며 "전형적인 석면질환인 악성중피종은 구제금이 3천500여만원이나, 산업재해보험으로는 급여에 따라 1∼2억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구제금은 기업으로부터 갹출해 마련되는데 매년 이월돼 현재 수백억원이 남아있는 것으로 안다"며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지속적으로 구제가 필요한 분들을 외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 자리에는 석면 피해자들이 직접 참석해 제도의 부당함과 이로 말미암은 고충을 토로했다.죠?

=. 네, 충남 보령 석면광산 인근에 사는 신인철씨는 2012년 8월 석면폐 2급 판정에 이어 지난달 폐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신씨는 "왜 폐암에 걸렸는지 의사한테 물어보니 '폐가 약해져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며 "석면폐는 낫지 않고 계속 악화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1급이든 2, 3급이든 지속적으로 구제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 같은 지역에 사는 김양임(여)씨는 6월 남편을 석면폐로 잃었다죠?

=. 그렇습니다. 김씨는 "3년간 남편을 석면 피해자로 인정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으나 올해 들어서야 석면폐 2급으로 인정받았다"며 "남편이 6월에 사망하자 60만원이 통장에 들어왔는데 살아생전 병원비로도 쓰지 못한 이 돈이 무슨 소용 있느냐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고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또 학원석면문제해결을위한학부모모임 회원과 재개발 지역 석면철거현장 인근 거주 주민 등도 이번 기자회견에 참석해 석면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느끼는 불안감 등을 털어놨으며, 센터는 이달 18일 서울 광화문과 국회 근처에서 석면 피해자 및 유족 등이 참석해 석면피해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제1차 전국석면피해자 대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 10일 진행된 석면피해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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