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명박정부가 “학력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열린 고용사회'를 만들겠다”며 추진했던 ‘공공기관 고졸채용’이 3년이 지난 지금 국민연금공단(이하 ‘연금공단’)에서는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빛 좋은 개살구’인 것으로 드러났다.

▲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 사진=김용익 의원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의원이 보건복지부 및 산하기관 고졸채용자들의 정규직/비정규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연금공단이 고졸채용자 중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금공단은 2012년에 의욕적으로 총 930명의 고졸자를 대거 채용했으나 그중 892명(95.9%)이 비정규직이었다. 2013년에는 630명 중 577명(91.6%)이, 2014년에는 503명 중 485명(96.4%)이 비정규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채용된 비정규직 고졸채용자들은 연금공단 전국 각 지사에 배치되어 행정보조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월130여만원의 월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 표=김용익 의원실

이들 비정규직은 당해 년도에 거의 모든 직원이 퇴사한 것으로 드러나 정부가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고졸채용’이 무색할 지경이다. 2012년에는 비정규직 892명 중 892명 전원이, 2013년에는 577명 중 576명, 2014년에는 485명 중 483명이 퇴사했다.

이에 대해 연금공단은 “근무기간이 6개월~1년인 청년인턴으로 채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 정부가 “고졸에 대한 학력 차별 등 사회적 인식 제고를 하겠다”며 앞장서서 거창하게 선전한 취지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특히, 연금공단이 고졸자 채용을 올해까지 4년째 이어오면서도 계속 채용인력의 대부분을 비정규직으로만 채용한 것은 당초 ‘고졸채용’의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정부지시에 실적만 쌓으려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나서 고졸채용을 독려했음에도 3년이 지난 지금 실상은 허드렛일만 하는 저임금 비정규직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박근혜 정부의 ‘청년희망펀드 조성’ 등도 구체적 목표가 없으면 실제 현장에서는 실적 쌓기에 급급한 생색내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3년간 고졸채용자 173명을 채용하면서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해 국민연금공단과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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