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여는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 국제금융가에서는 미국이 12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고요?
= 네. 8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전문가 64명을 대상으로 한 기준금리 인상 예상 시점 조사에서 “올해 12월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응답이 64%로 가장 많았고,이달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응답은 단 한 명에 그쳤는데요. 미 연준의 금리·통화 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올해 10월과 12월 두 차례만 남았습니다.

이날 공개된 9월 FOMC 정례회의록에서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다수의 FOMC 위원들이 “(통화)정책 강화를 위한 조건이 이미 충족됐거나 연말까지 충족될 것이라고 계속 기대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미국의 금리인상 예상시기가 9월에서 12월로 지연되면서 신흥국들은 다시 경쟁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다고 하는데요. 인도 중앙은행(RBI)은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연 6.75%로 0.5%포인트 인하했고, 대만의 경우 4년 만에 기준금리를 1.875%에서 1.750%로 내렸고, 파키스탄 중앙은행(SBP)도 지난달 12일 기준금리를 42년 만에 최저 수준인 6%로 0.5%포인트 낮췄고,  신흥국은 아니지만 노르웨이 역시 기준금리를 1.00%에서 0.75%로 내렸습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달 초 열린 통화정책회의 후 추가 부양정책 가능성을 시사했고, 일본도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양적완화와 금리인하 조치가 재개된 것은 중국을 비롯해 세계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고 있지 않기 때문인데요. 특히 지난 9월 미국의 금리 동결로 외국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자 미국의 금리인상 때까지 자국 통화의 가치 하락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경기를 띄워보자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 한은은 어떤 결정을 내릴것으로 보입니까?
= 최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자문회의에서 통화정책과 관련해 “미국 금리정책과는 독립적으로 경기 및 인플레이션 등 우리의 경제상황을 감안해 수행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는데요.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실상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국내 경기부양을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뜻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국정감사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미국이 지난달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으니 한은이 한 번 더 금리를 인하할 기회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대놓고 금리인하를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은 총재가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함께 페루 리마로 출장을 떠나 이번에도 한은이 금리를 내리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 합니다.

한은 내부에서는 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동결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되는데요. 이 총재는 국감장에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런 주장에 대해서는 생각을 달리한다”고 답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더구나 한은이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비해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 조사에서도 한국과 미국의 금리격차가 적을수록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국내 은행들이 받는 충격은 더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 상황입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이 총재의 답변은 모든 상황을 기준금리에 기계적으로 연결시키지 말라는 강한 메시지였다”며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중립적으로 결정하라고 중앙은행을 만든 것인데 금통위 직전에 자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