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와 수도권 공공택지 아파트의 분양가 인상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지방 아파트의 분양가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 부산과 대구 등 지방의 분양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고 하죠?
= 네, 그렇습니다. 지난 8일 모델하우스 문을 연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더샵 주상복합아파트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2천730만원으로 이는 역대 부산시에서 분양된 아파트를 통틀어 가장 높은 가격인데요. 이 가운데 320㎡(97평형) 펜트하우스는 분양가가 67억6천만원으로, 국내에서 정식 모집공고를 내고 분양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가운데 사상 최고가입니다.

 

▲ 해운대 LCT

 

서울지역 대규모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값에 분양됐던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 포레 377㎡의 분양가 52억5천200만원(3.3㎡당 4천605만원)을 훨씬 웃돌고, 국토교통부가 최근 조사한 역대 최고가 분양권 아파트인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 3차(전용 273㎡)의 53억2천932만원보다도 높습니다.

엘시티더샵 320㎡의 3.3㎡당 분양가는 7천2만원으로, 역대 분양 아파트 가운데 처음 3.3㎡당 7천만원을 넘었는데요. 이는 지난해 서울지역에서 처음으로 3.3㎡당 분양가가 5천만원을 넘어 화제가 됐던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148㎡의 3.3㎡당 5천205만원과도 격차가 큽니다.

2008년 분양 당시 초고가 논란을 일으켰던 해운대 우동 아이파크 423㎡(128평형, 57억6천360만원)의 3.3㎡당 분양가(4천500만원)에 비해선 3.3㎡당 2천500만원이나 높은데요. 엘시티더샵은 316㎡의 분양가도 최고 49억8천600만원으로 3.3㎡당 5천만원(5천205만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한 부동산 개발회사 대표는 "업계에서도 엘시티더샵 내부에는 '금칠'이라도 했냐며 놀라워 한다"며 "분양가 책정이 시행사 자율에 있고, 해운대 바다 조망권 등 입지적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과도한 분양가임에 틀림없다"고 말했습니다.

 

- 시세보다 분양가가 더 높은 역전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요?
= 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부산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천271만원으로 지난해(971만원)보다 무려 31% 상승했는데요. 이 가운데 해운대구는 엘시티더샵의 영향으로 3.3㎡당 평균 분양가가 최근 1천118만원에서 2천427만원으로 치솟았습니다.

GS건설이 지난 2010년 분양한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 자이1차'는 3.3㎡당 860만∼960만원 선에 분양했으나 올해 선보인 해운대 자이2차는 3.3㎡당 평균 1천150만원으로 올랐고, 지난해 3월 분양한 남구 용호동 W 아파트는 당시 3.3㎡당 분양가가 1천511만원에 달해 고가 논란이 일었습니다.

반면 이 지역 재고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분양가보다 크게 낮은데요. 이달 현재 부산지역 3.3㎡당 시세는 810만원으로 900만원에도 못 미치고, 최근 고가 분양이 잇따르고 있는 해운대구의 아파트 평균 시세도 1천5만원, 수영구도 1천3만원에 그쳤습니다.

신규 분양가가 시세를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인데요. 이런 현상은 부산과 함께 지방 분양시장의 '쌍두마차'격인 대구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달 현대건설이 수성구 황금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황금동은 발코니 확장비용을 빼고도 역대 최고가인 3.3㎡당 평균 1천276만원에 분양됐는데요. 이는 수성구의 현재 아파트 시세(3.3㎡당 1천102만원)를 170만원 이상 웃도는 것으로 대구시 전체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3.3㎡당 879만원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고분양가 정책은 주변 아파트 시세나 신규 분양가를 끌어올려 거품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요.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분양경기가 반짝할 때 가격을 올려 분양엔 성공할 수 있지만 입주 시점에 그 가격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엔 미입주와 해약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도한 분양가 인상은 결국 업체와 입주자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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