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무술/격투기 대회 참여 및 운영 10여 년 경력 살려

K.U.M.A.F.의 첫 인상은 '낯섬'이다. 맨손 격투 경기가 5종류나 있는데, 뭔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심지어 칼에 맨손으로 대응하는 경기도 있다. 택견 경기는 왜 들어가 있나 싶기도 하다. 무엇보다 "대체 이 대회를 왜 여는 건가?"하는 의문이 앞선다.

대회 주최자인 김기태 사범(하누맛스쿨 대표)은 이에 대해 "일부러 마이너 장르만 골라서 여는 대회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분명히 이런 부분들이 필요했다."고 답한다.

김기태 사범은 대한민국 격투기의 흐름을 '예체능계 대학입시형 시스템'이라고 정의한다. 다양한 스타일이나 개성을 추구하기보다는 그 시기에 가장 잘 나가는 대회 스타일에 따라 가장 빠르고 확실한 정답 몇 가지에 맞춰 왔다는 것.

물론 이런 냉정하고 현실적인 판단과 분석 덕분에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UFC에 진출한 선수들도 많고 성적도 나쁘지 않을 만큼 빠른 성장을 이룬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 하에서는 그 스타일에 맞지 않은 선수들은 제대로 성장하기 전에 도태되기 쉽다.

김 사범은 "약간의 보완만 거치면 충분히 더 개성있고 뛰어난 선수로 발전할 수 있는데, 몰개성한 방식에 매몰돼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거나 계기를 만날 때까지 소중한 시간을 몇 년이나 허비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특히 국내에서는 대회 자체가 선수들에게 어떤 스타일을 강요하는 경향마저 있다."고 지적하면서,

"격투기 강국이라는 일본이나 미국, 러시아 등에서는 1990년대부터 약간은 마이너하지만 다양한 시도가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지금은 메이저 중의 메이저 대회인 UFC도 시작은 몇몇 괴짜들이 고안한 마니악하고 마이너한 대회였다. 이런 다양한 시도가 장기적으로는 기술적인 디테일과 컨텐츠의 풍부함, 나아가 특색있는 팀이나 선수의 등장 그리고 더 넓은 무대로 진출했을 때 위기 관리 능력으로 이어진다."면서 실험적인 대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령 유도의 경우는 서브미션의 비중을 줄여 메치기를 중시하고 주짓수는 그라운드 서브미션을 중시하고 메치기의 비중을 줄였지만, 누군가는 분명 그라운드 포지션까지 포함하는 메치기를 중시하는 스타일을 추구했을 것이다. 그리고 손목 관절기를 이용한 메치기나 상대를 밀어내는 기술이 더욱더 많이 나오도록 장려하는 경기가 필요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한 누군가는 메치기가 허용된 도복경기에서의 더티복싱을 중시하는 경기도 필요했으며, 그라운드에서 파운딩과 니킥을 포함한 서브미션을 중시하는 경기도 필요했었다. 그리고 나이프와 맨손의 대결을 상정한 경기가 필요한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K.U.격무제가 이런 "가려운 부분"들을 긁어주기 위한 대회라는 게 김 사범의 설명이다.

하지만 흥행을 성공시켜야 하는 메이저 단체로서는 이런 시도를 하기 어렵다는 점 역시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런 마이너한 대회는 어차피 대규모로 돈을 들여 할만한 시도는 아니다. 돈은 없어도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있는 나 같은 사람이 이런 역할에 제 격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기태 사범은 국내 격투기 붐 초기부터 기자와 해설자로 활동했으며, 2003년 국내 최초 종합격투기 대회인 K.P.W. 주심으로 시작해 스피릿MC, 코마GP, K-1칸, MARS, 판크라스, 슈토, 로드FC, 워독 등 다양한 국내외 격투기 대회의 주부심 겸 룰디렉터로 일한 지 12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개중에는 룰을 직접 만들거나 소규모 아마추어 대회를 스스로 개최하다시피한 것도 꽤 된다.

"K.U.격무제 역시 아마추어 대회로 최소 규모를 유지하면서 개최할 예정이다. 연 2회 정도 무리 없이 열 수 있을 정도가 되면 딱 좋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취미 삼아 여는 대회? 실패해도 큰 부담이 없다. 그래도 기왕이면 많이들 참여해줬으면 좋겠다. 각종 후원도 감사히 받는다.(웃음)"라고 말했다.

K.U.격무제 제1회 대회는 오는 11월 1일 동대문구민체육센터 3층 유도장에서 열린다. 대회에 대한 자세한 요강 및 출전 안내는 하누맛스쿨 블로그 또는 페이스북 K.U.M.A.F. 그룹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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