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급팽창하는 동안 신용대출도 이에 못지않은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 은행 신용대출이 작년 같은 기간 보다 5배나 증가했다고 하죠?
= 네, 그렇습니다. 14일 머니투데이가 KB국민·KEB하나·신한·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67조3393억원으로 6월말보다 약 2조3000억원 더 늘었고, 올해 2분기 늘어난 잔액도 2조5900억원에 달했는데요. 6개월 동안 무려 4조9000억원이 급증한 것입니다.

이는 지난해 2분기(6700억원)·3분기(4700억)에 비해 5배 가까운 증가세인데요.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이 15개월만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증가세로 돌아선 신용대출은 올 6월까지 총 네 번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지는 동안 증가 속도가 더 빨라졌습니다.

신용대출 급증세의 첫 번째 원인은 낮아진 이자부담으로 대출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현재 3.8~4.2% 사이로, 1년 전 5.1~5.3%보다 최대 1.5%포인트(p) 더 낮아졌고, 5000만원을 빌릴 때 이자가 연 70만원 이상 줄어든 셈입니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민은행은 신용대출 잔액이 줄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엔 2조원 이상 늘었는데요.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첫 9개월간 9700억원이었던 신용대출 증가액이 올해 같은 기간엔 2조원에 육박했습니다.

여기에 은행별로 신용대출 시장 경쟁이 최근 들어 더 치열해진점도 신용대출 증가세를 재촉했는데요.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은 돈을 떼일 염려가 적지만 담보대출보다 마진은 높다고 합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우량고객을 잡기 위해 대기업에 직접 찾아가 대출 영업을 하는 경우가 늘었고 이를 위해 지점 인력 배치도 늘리는 추세"라고 전했습니다.

 

- 고객을 계속 유지하는 데도 유리하다고요?
= 네.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두고 신용대출 고객을 주거래 고객으로 붙잡아 둘 수 있는 ‘락인(Lock-in)’ 효과도 은행들이 신용대출 판촉을 강화하는 이유 중 하나인데요. 대출을 할 때 카드를 만들거나 급여이체를 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식으로 고객을 끌어와 주거래 고객화 하는 것입니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신용대출은 담보대출이 마진이 높은 데다 지금까지 기록으로 봐도 부실률이 현저히 낮다"며 "여기에 신용대출을 쓰는 고객을 주거래 고객화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신용대출 시장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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