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5만원권의 화폐발행잔액이 60조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 5만원권 환수율이 10%대로 급락했다고 하죠?
= 네, 그렇습니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시중 화폐발행잔액은 83조595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요. 화폐발행잔액은 공급 뒤에 회수되지 않고 시중에 남아있는 돈을 말하는 것으로 5만원권 잔액은 62조8880억원으로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어서면서, 화폐발행잔액에서 5만원권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75.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발행 첫해인 2009년 7.3%였던 5만원권 환수율은 2010년 41.4%, 2011년 59.7%, 2012년 61.7%로 계속 증가했는데요. 그러다가 정부 지하경제 양성화 계획이 발표된 2013년 48.6%, 이듬해인 2014년 25.8%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올해 1~8월까지 누적 환수율은 약 40%로 예년 수준을 웃돌았는데요. 하지만 추석 명절이 낀 9월을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졌고, 증가했던 5만원권 환수율이 급락한 것입니다.

올 9월 5만원권 발행액은 3조8171억원으로 월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요. 반면 환수액은 4708억원에 그쳤고, 환수율이 12.3%에 불과했습니다. 작년 8월(9.6%) 이후 최저치인데요 이 영향으로 올해 9월까지 누적환수율도 33.6%로 떨어졌습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추석명절 기간이 월말 급여일과 겹친 영향으로 기업, 가계 현금수요가 평년보다 많았다”고 설명했는데요. 다만 환수율이 예년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는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 돌아오지 않은 5만원권은 어디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나요?
= 한은은 5만원권 사용처 등 소재파악을 위해 지난해 말 중소기업 1000곳, 가계 10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했는데요. 응답자들이 현금보유 정보 노출을 꺼린 탓입니다.

고액자산가 투자 상담을 주로하는 은행 프라이빗뱅킹(PB) 관계자들은 5만원권 환수율이 급격히 떨어졌던 2013년~2014년사이 5만원권 현금인출 수요가 많았다고 전했는데요. 최근에는 5만원권 인출보다는 달러·금 등 현금성자산 이전 수요가 많다고 했습니다.

한 시중은행 PB팀장은 “고객들로부터 5만원권 인출요구가 많았던 시기는 2년전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대폭 떨어졌던 시기로 기억된다”며 “지금은 5만원권을 직접 인출하기보다 달러화나 금 매입 등 현금성자산으로 전환하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세청 관계자들은 시중에 유통된 5만원권 가운데 상당액이 성형외과, 고액학원, 대부업체 등 현금거래 비율이 월등히 높은 지하경제에 대거 흘러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고 하는데요. 전문가들도 이런 지적에 동의한다고 합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5만원권 환수율 하락은 경제주체들 지갑이나 금고 등 어딘가에 고여있는 현금이 많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가 5만원권이 발행된 2009년 하반기부터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