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5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과거만이 아니라 현재를 넘어 미래를 미리 모욕하는 일이다"고 비판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항일운동사 장례식'에 항일투사 후손 자격으로 참여해 이 같이 밝혔다고요.

=그렇습니다.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열린 '항일운동사 장례식'에 항일투사 후손 자격으로 참여해 "광복 뒤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홀대받은 것을 굳이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배울 역사 교과서에서마저 모욕받는 건 받아들일 수 없어 나왔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여전히 우리는 항일투쟁 중이라는 걸, 여전히 우리 근대사는 일제 친일파와 싸우고 있다는 걸 역사와 국민 앞에 한없이 비장한 마음으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우당 선생에 대한 편지 형식의 발언을 했습니다.

-우당 선생에 대한 편지 형식의 발언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요.

=이 원내대표는 "우당 할아버지 죄송합니다. 식민지 근대화론이라는 식민지를 정당화하는 망령이 대낮에 활개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손자가 당신의 항일역사를 장사지내기 위해 이곳 광화문 네거리에 섰습니다"고 애통해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신 따라 왜놈 친일파 척결에 어린시절을 바친 당신의 딸(이 원내대표의 고모)은 평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다 떠났습니다. 죽어가면서도 당신 편지를 불구덩이에서 찾아내지 못했던 송구스러운 마음 가지고 떠났습니다"며 "고모님을 보면서, 태어나서 아버지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던 제 아버지 보면서, 저는 항일투쟁이 절로 미웠습니다. 이 손자를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했습니다.
이 원내대표는 "감히 묻겠습니다. 우당 할아버지 당신이 재산과 목숨을 다 바친 항일투쟁은 당신이 남긴 가난처럼 보잘것 없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송구하게도 항일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며 "항일 투쟁 전투에서 지기도 했지만 역사에선 필승을 이룩한 전쟁, 당신께서는 이 승리를 이뤘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손자가 교과서를 지켜내겠습니다"고 다짐했습니다.

-항일역사를 다시는 장례 치르지 않도록 하겠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이어 "항일역사를 다시는 장례 치르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역사가 죽으면 미래도 죽는 것입니다. 교과서를 바르게 지켜내서 미래의 등불로 삼겠습니다"며 "민주화 운동이 그렇듯 늘 현재진행형입니다. 아무리 다시 가난해진다고 해도 당신께서 가신 길 따르겠습니다. 다시 초가집에 산다해도 기꺼이 싸우고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광화문을 신흥무관학교 교정으로 알겠습니다. 손자 이종걸이 엎드려 전합니다"고 현장 발언을 마무리했습니다.
서해성 성공회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항일운동사 장례식에는 항일투사 후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백야 김좌진 장군 손자인 김경민 이사장과 이 원내대표, 민족대표 33인 유족 임예환 선생 손자 임종선씨가 조사를 낭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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