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사·간호사들의 절반가량은 응급실이나 수술실 등에서 환자를 진료할 때 팀워크보다 리더의 능력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 중앙대병원 응급의학과 김찬웅 교수팀은 국내 대학병원 9곳의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에서 일하는 의료진 752명(의사 160명, 간호사 59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죠?

=.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BMJ Open' 최근호에 발표됐습니다. 논문을 보면 조사 대상자의 70%는 환자 진료 때 발생하는 의견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팀원들 간의 노력과 동등하고 수평적인 관계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 그러나 응급상황에서는 효과적인 조절과 통제가 필요하고, 환자 치료에 팀워크보다 리더의 의료적 기술과 능력을 더 중요한 요소로 여긴다는 응답이 50%에 달했다죠?

=. 이는 다른 나라의 14%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입니다. 또 다른 사람과 의견 차이가 있을 때 이의를 제기한다는 응답도 50%로 낮아 우리나라 의료진들의 팀 조직 및 운영 문화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경직된 것으로 연구팀은 평가했습니다.

-.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보면 팀워크는 환자 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죠?

=. 팀워크가 좋은 경우에는 환자 처치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업무 만족도, 의욕, 효율성 등이 높아지지만 그렇지 않으면 의학적 오류와 사고의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팀워크 향상을 위해서는 팀 구성원간 원활한 정보 공유와 유기적인 의사 결정 과정이 필요한데, 김찬웅 교수는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팀 리더보다 팀원과 아랫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해 수렴하면 보다 가치 있는 행동을 이끌어 내고 결국 환자 안전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면서 "이런 수평적 팀워크를 위해서는 아랫사람이더라도 상급자의 의사결정에 의문이 있거나 의견차이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조직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번 연구에서는 응답자의 약 40%에서만 스트레스나 피로로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답해 외부 근무환경이 업무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요?

=. 이런 영향으로 의료현장에서 개인적인 문제나 피로와 같은 상황이 자신의 전문가적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스스로 조절해야 한다는 응답도 80%로 압도적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두고 "업무환경에 대한 개인적 책임을 과도하게 인식하는 경향"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아울러 김찬웅 교수는 "의료현장에서 환자안전을 위해 시스템으로 접근하고 사고하는 선진국과 대조적인 결과"라며 "인식의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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