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리스타로 돌아온 정다운 선수

일본 오사카 케이지 종합 격투대회 'WARDOG(워독)'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바리스타 파이터' 정다운(24, 팀 포마/ 카페 브리오쉬).

166cm의 작은 체구에 귀여운 외모의 정다운은 워독과 ACF 무대에서 한류 격투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화끈한 파이팅과 진흙탕 대결을 선보여 오사카 격투흥행 보증 수표로 통한다.

전면특허 덧걸이에 이은 날카로운 엘보우, 정다운의 경기를 본 일본 격투팬은 모두 경악했다. 매 경기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나오는 강력한 펀치로 상대 안면을 붉게 물들이는 불주먹 파이터로 유명하기 때문.

정다운은 지난 달 29일, 일본 오사카 미나미구 히가시스미요시에서 열린 "ACF 15th& WARDOG 07"의 ‘ACF MMA 초대 밴텀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UFC 파이터'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 제자 KAZUTO(25·일본)에게 승리해 챔피언에 올랐다.

챔피언 등극 10일 후, 지난 8일 화요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 롯데시네마 내부에 위치한 "Cafe brioche(카페 브리오쉬)"에서 바리스타로 돌아온 정다운을 만나봤다. 아래는 정다운과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 용인 카페 브리오쉬로 놀러오세요.

- 정다운 선수, 밴텀급 챔피언 등극 축하합니다. 국내 격투 마니아들에게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악동에서 바리스타로 돌아온 용인 팀 포마 소속의 정다운입니다. TOP FC '자이언트' 정다운(24, 대구 센트럴짐/ 드마리스 인천), '자칼' 정다운(23, 노바 MMA/ 프라임마리스 부평)이 아닌 팀 포마 소속의 ACF 밴텀급 챔피언 정다운입니다. (웃음)

- 근데 이곳은 팀 포마 체육관이 아니라 커피숍이잖아요? 이곳 어디인가요? 정다운 선수?

네. 이곳은 제가 일하는 용인 카페 브리오쉬라는 전문 커피숍입니다. 혹시 용인 롯데시네마에 영화를 보시러 오실때 바로 옆에 위치한 카페 브리오쉬 꼭 들려주세요. 국외 챔피언이 만드는 진한 커피향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많이 방문해주세요.

- 그렇군요. 생의 첫 챔피언에 올랐는데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일단 너무 기쁘고, 챔피언 되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윤철(39, 팀 포마/ 프라임마리스 의정부) 감독님과 이재호(35, 팀 포마/ 이천 브리오쉬 카페) 코치님 이외 팀 포마 식구들에게 감사드려요.

특히 제 앞에 놓인 챔피언 벨트 맛(?)보게 해주신 한태윤 ACF-워독 코리아 대표님과 곤도 테츠오 ACF 글로벌 대표님, 나가이 워독 글로벌 대표님께 머리 숙여 감사함을 표하고 싶습니다.

- 상대 KAZUTO는 어떤 선수였나요? UFC 파이터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의 제자라고 들었어요.

지금까지 싸웠던 선수 중 가장 펀치가 쎈 선수 중 한 명이었습니다. 정말 KAZUTO의 레프트 훅이 정말 아팠습니다. 순간 정신을 잃을 정도였으니깐요. '베테랑' 야마모토의 제자라고 들었는데, 케이지 컨트롤에서 제가 KAZUTO 선수보다 한 수위였다고 생각합니다.

▲ 윤철 팀 포마 감독과 정다운 선수, 이재호 코치

- 시합 영상 보니 처음에 꽤 불안하게 출발했어요. 아찔한 장면도 연출되었고요.

1라운드 시작과 동시 사이드 스텝에서 치고 붙는 작전을 고려했어요. 초반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으나, 갑작스럽게 들어온 KAZUTO의 레프트 훅에 잠시 정신을 잃었어요. 그 후, KAZUTO가 상위 포지션까지 오르며 아찔한 상황까지 연출되었고, 나중에 동영상 보니깐 정말 위험했던 한순간이었습니다.

- 하지만 2라운드부터 정다운 선수의 무대였습니다. 작전을 갑자기 바꾼 계기가 있나요?

1라운드부터 케이지로 몰아 싸잡기식 테이크 다운으로 상대를 괴롭힐 생각이었거든요. 하지만 펀치 한 방 맞고 정신이 없는 상황에 아무것도 들리지 않더라고요.

1라운드 종료 후, 휴식시간에 윤 감독님과 이 코치님의 지시로 새로운 대체 계획을 짰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그런 계획이 나오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사랑합니다. 윤철 감독님, 이재호 코치님 (웃음)

- 이미 국내무대에서 데뷔했다고 들었어요. 어디였죠?

국내에선 2013년 4월경 ROAD FC 하부리그 센트럴리그 세미프로로 데뷔 후, 이재호 코치님의 권유로 일본 도쿄에서 열린 'CAGE FIGHT(케이지 파이트)'에 참가해 준결승까지 올라갔어요. 그러다가 워독이란 단체를 만났고, 신생 단체에서 한국인 파이터를 모집한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저한테 엄청난 행운이었죠. (웃음)

- 정다운 선수에겐 워독이란 단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요?

저를 다시 태어나게 해준 단체라고 해야 할까요? 워독은 저의 분신과 같은 곳입니다.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워독 덕에 ACF 밴텀급 챔프까지 올랐습니다.

- WARDOG과 ACF 두 단체를 비교한다면요?

두 단체를 비교하자면 워독은 케이지, ACF는 사각의 링이에요. 전 사실 케이지를 선호하거든요. 저에게 주어진 기회가 생겨 ACF 챔피언 결정전에 도전했고, 마침내 챔피언 벨트를 따냈습니다. 내년엔 워독 밴텀급 챔피언이 목표입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 그러고 보니 그 단체에 이미 국내 챔피언이 있다고 들었어요.

네. 맞아요. 저와 함께 워독과 ACF에서 활동 중이며, 국내 최초 2단체 챔피언에 등극한 '팰컨' 조성빈(24, 익스트림 컴뱃팀/ 프라임마리스) 선수입니다. 전 성빈이가 부럽진 않아요. 저도 내년엔 두개 벨트를 들고 있을 거니깐요.(웃음) 2015년 최종 목표까지 올라가는데 다만 시간이 걸렸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 인터뷰 중인 정다운 선수

- 일본과 국내 무대의 다른점이 있다면요?

제가 감히 이런 말을 해도 될까요? 많은 선배님이 계시는데 말이죠. (웃음) 글쎄요. 한국과 달리 일본엔 대회가 참 많은 것 같아요. 국내 격투 마니아들이 모르는 중소 대회가 하루에도 몇 개 씩 열려요. .

대회장 분위기도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모든 선수들이 시합을 즐기면서 하더라고요. 워독 첫 번째 대회에 참가 했을 땐 정말 눈앞이 캄캄했어요. 정말로 운이 좋게 워독 무대에서 3연승 했고, 이제는 일본 선수들처럼 승-패에 연연하지않고 분위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 일본무대 시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KAZUTO와 대결이 가장 기억이 남았어요. 생의 첫 KO 당할뻔한 순간이었고, 다시 생각해도 정말 아찔했답니다. 좀 더 보완해야죠. 더욱 강해져서 돌아오겠습니다. (웃음)

- 최근 TOP FC 무대에 동명삼인(?) 파이터 '자캴' 정다운B과 '격투 강백호' 정다운C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제가 먼저 데뷔했으나, 그 두 분들께서 저보다 외모랑 실력이 더 앞선 거 같아요. 저도 분발해서 국내가 아닌 국외 무대에서 이름을 알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팀 포마 정다운 기억 해주세요.

- 혹시나 국내 무대로 돌아오고 싶은 생각 있나요? 'ROAD FC(로드 FC)'와 'TOP FC(탑 FC)' 둘 중 선택하라면요?

음, 사실 모 단체에서 감독님과 코치님께 연락은 왔다고 들었습니다. 전 아직까진 국외 무대에서 시합하고 싶어요. 실력도 부족해 좀 더 수련하고 싶습니다.

- 그럼 최근 국내 대회에서 러브 콜을 받고 있다는 말인데?

제가 뭐 대단한 선수도 아니고요. 그냥 격투기 초등학생입니다. 저에게 기회만 주신다면 열심히 싸워서 모든 분께 보답하고 싶어요. 오사카의 워독과 ACF의 자존심을 걸고 전진하겠습니다.

▲ 생의 첫 챔피언 벨트와 함께한 정다운 선수

- 혹시 국내 밴텀급 무대에서 싸우고 싶은 파이터가 있나요?

국내 선수들은 솔직히 관심 없어요. 국외 무대 섭렵하고 한국에 돌아와 그동안 성장한 밴텀급 강자들과 주먹을 섞고 싶습니다. 좀 더 성장하고 돌아오겠습니다. 기다려주십시오.

- 이제 24, 아직까지 젊죠. (웃음) 정다운 선수. 올해 소망이 있다면요?

올해 소망이요? 벌써 국외에서 네 번이나 뛰었고 3연승까지했어요. 정말 너무 감사드리죠. 2015년 한가지 소망은 이뤘어요. 바로 ACF 밴텀급 챔피언 벨트를 가졌으니깐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내년엔 워독 밴텀급 벨트를 노리고 싶어요. 이후 중국 대회에도 참가하고 싶고, 하고 싶은 게 참 많은 청년입니다. 국내보다 국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바리스타 파이터가 되겠고, 항상 시합과 운동에 집중할 수 있게 배려해주시는 이현숙 용인 카페 브리오쉬 점장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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