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스포츠와 생활 체육을 하나로 합치는 국내 체육단체 통합이 사실상 마지막 관문을 넘어서면서 마지막 고지를 눈앞에 두게 됐습니다.

-. 김종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제2차관과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강영중 국민생활체육회장, 안양옥 체육단체통합 준비위원장 등은 4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회동을 하고 법정 시한인 27일까지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통합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죠?

=.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에 따르면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는 27일까지 통합을 마무리하게 되어 있었으나 최근 마감 시한을 앞두고 통합 작업에 난항을 겪어왔습니다.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일각에서 IOC를 앞세워 발목을 잡아기 때문인데, 체육단체 통합에 소극적인 대한체육회 일부에서 "통합 이전에 통합체육회 정관을 IOC에 보내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올해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한국이 태극기도 내세우지 못한 채 참가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이 바람에 지난달 15일로 예정됐던 통합체육회 발기인대회가 대한체육회 측 추천인사들의 불참으로 사실상 무산됐다고요?

=. 실제 IOC에서는 지난달 24일 대한체육회에 "통합 과정을 몇 달 연기해 올림픽 이후에 매듭지을 것을 권고한다"는 메일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이달 27일까지 통합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국민생활체육회는 직접 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 IOC 관계자와 만나 국내 상황을 설명하기로 전격 결정했는데, 문체부 차관과 대한체육회, 국민생활체육회 두 단체의 회장이 직접 로잔까지 날아가 국내 상황을 설명한 것은 리우 올림픽 이후로 통합 과정을 미루라던 IOC의 입장을 27일까지 통합할 수 있다는 쪽으로 바꾸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 IOC는 이날 한국 대표단을 상대로 통합의 기본 원칙이 IOC의 정신과 헌장에 부합하는지를 묻고 나서 통합체육회의 출범 절차와 시간 계획에 대해 질의했다고요?

=. 통합의 기본 원칙이 IOC 정신에 부합한다는 사실은 정부와 대한체육회, 국민생활체육회 모두 이의가 없었습니다.

또 다음 순서인 시간 계획에 대해서도 이들은 국내법 절차상 27일까지는 통합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정부에서는 두 단체의 통합에 압력을 넣거나 하는 일이 없다고 전제하며 "다만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준비하는 대한체육회를 제대로 지원하려면 27일까지 통합이 마무리돼야 법적인 여건이 조성된다"고 설명했다죠?

=. 그러자 이날 IOC를 대표해서 나온 페레 미로 IOC 사무차장은 "IOC는 206개 나라가 가입해 있기 때문에 다양성 가운데서 통일성을 찾아야 한다"며 "한국의 경우 27일까지 통합 작업을 마쳐야 하는 사정이 있으므로 IOC에서는 그런 상황을 고려해서 정관 승인 절차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또 IOC는 "10월 통합체육회장 선거 때까지 공동 회장 체제를 유지한다고 했는데 IOC와 관계에는 복수의 회장은 둘 수 없으므로 한 명의 회장을 정해줄 것"이라는 점과 "정관에 문체부에 승인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이런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정부에서 "이는 예전 대한체육회 정관을 그대로 승계한 것으로 국내 민법에 따른 부분"이라고 설명하자 IOC는 "그렇다면 표현을 '문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보다 '국내법을 따르도록 한다'와 같이 부드럽게 고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고요?

=. 특히 미로 사무차장은 "이 문제로 한국이 리우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거나 2018년 평창올림픽 개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다"며 "한국은 IOC에 매우 중요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라고 명확히 했습니다.

IOC를 직접 만나 설명하기 전에는 국내 이해 당사자들끼리 IOC를 앞세워 '이렇게 일을 추진하다가는 리우 올림픽에 태극기도 들고 들어가지 못한다'거나 반대로 '예전에도 대한체육회 정관 수정 시 IOC의 승인을 받지 않았으므로 이번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자신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내세우며 평행선을 달렸는데, 그러나 이번 로잔 회동에서 IOC와 의견을 교환하고 합의점을 찾아 체육단체 통합도 국내법에 따라 27일까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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