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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갑 더불어민주당 2번

윤후덕의 선거일기 : http://pajulove.kr/220673674915
 <운정신도시의 기억 하나 : 삭발 투혼의 '율 브리너'>
 
저녁마다 진행하는 생방송 "한번 더 부려먹자!"의 오늘 주제는 어제 마저 다하지 못했던 운정신도시연합회와의 간담회 내용이었다. 방송 말미에 우리 'MC 손' 손희정 시의원이 운정신도시연합회 카페에 올라온 간담회 관련 댓글을 읽어주었다.
 
 "삭발까지 하면서 운정3지구 확정 및 보상 관련 최선을 다하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운정3지구가 확정되기까지의 지난 8년 동안 운정신도시발전에 크게 기여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평가를 내려주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듦과 동시에 '삭발'이란 단어에 옛 기억이 떠오르면서 눈가가 시큰해졌다.
 
2006년 10월, 운정3지구 사업계획이 발표되었다. 그러나 과다한 부채로 경영난에 시달리던 LH공사는 2009년에 일방적으로 사업추진을 중단했다. 이렇다 할 향후 계획도 없이 방치된 상태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돼버렸다. 결국 그 부담을 감당할 수 없었던 주민 한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고, 주민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강력한 항의의 표현으로 삭발 투쟁을 감행했다.
 
운정3지구 사업정상화 투쟁에 뛰어들었던 나는 이 간절하고도 애절한 싸움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2010년 12월, 분당에 있는 LH공사 앞에 찾아간 주민들은 LH공사 정문도 통과하지 못하고 그 앞에 주저앉아 농성을 시작했다. 그 자리에서 나는 이 싸움에 도움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자 머리를 깎았다. 첫눈이 내리는 날이었다.
 
결연한 마음으로 삭발을 감행했으나 미처 생각지 못한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가족들이었다. 한 지붕 아래 살고 있는 가족들에게 내가 이러저러한 사연으로 머리를 깎을 것이란 얘기를 미리 못했던 것이었다. 휑해진 머리로 집에 돌아가려니 걱정이 밀려들었다. 밤 늦게 집에 들어갔을 때 내 모습을 본 식구들은 역시나 아연한 얼굴을 해보였다. 머쓱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사정을 설명했을 때,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난 아내는 무심한 듯 이렇게 한 마디를 툭 던졌다.
 
"나는 젊었을 때 부터 율 브리너를 좋아했어."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덜컥 머리를 밀고 온 남편에게 '멋진 대머리'의 상징과도 같은 '율 브리너'라니. 그 어떤 백 마디 말보다 강한 사랑과 이해의 표현이었다. 그 순간 아내에게 느낀 고마움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운정신도시. 그리고 삭발. 댓글 하나로 피어오른 6년 전 삭발 투쟁의 기억은 그 때의 간절함을 다시 상기시켰다. 삭발 투혼의 '율 브리너'. 6년이 지났지만 아직 그 뜨거운 마음은 여전하다. 이 마음과 의지를 잊지 않고 오늘도, 내일도, 주민들의 곁에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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