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노사문제로 내부 진통을 앓고 있다.
하나은행은 성별에 따른 임금차별정책과 노조 분회장 출신 승진자의 노조 탈퇴 압력 행사 의혹으로 노동조합과 극한 대립상태에 있다.
현재 노조는 본점에서 천막농성과 하나은행 김종열 행장에 대해 생리휴가 수당 미지급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서울지방노동청에 고발하는 등 실력행사를 하고 있다.
하나은행 노사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이 다른 대형 시중은행들과의 선두 경쟁에서 완전히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우려감은 최근 하나은행 노조가 한국노동사회연구소와 함께 조사한 ‘인사제도에 대한 직원 의견조사 결과분석 보고서’에도 나타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직원 총 5001명 중 4406명이 응답한 설문조사에서 최근 1~2년 내에 이직할 생각한 직원이 59.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원들의 은행 경영에 대한 평가도 대부분의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주는 등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원인에 대해 근로조건에 대한 불만이 높은 이직의사로 나타났고 경영전반과 인사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이어지면서 경영진과 그 정책, 그리고 조직분위기에 대한 불만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직원들의 불만이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하나은행 지점들이 최근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게시판에는 이러한 불만의 목소리가 많이 쏟아지고 있다.
하나은행 한 직원은 게시판에서 “최근 영업점에 인력이 부족해 영업은 고사하고 일어나는 일도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인력난이 심각하다”면서 “다른 은행 면접 장소에 가보면 3명 중 1명은 하나은행 직원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타 은행에 이직하는 직원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직원도 “알고 지냈던 직원들이 어느날 메신저로 ‘나 이직했어’라는 말을 남기고 하나둘씩 사라질 때면 마음이 편치 않다”면서 “퇴직명단도 제대로 안보이고 엄청난 인원 채용 공고도 보이지 않아 정말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지주 각 계열사들도 노사간의 갈등을 겪고 있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금융노련의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투기자본의 행태를 따라하고 있는데다 대주주 이익 극대화를 통해 김승유 회장의 1인 독재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직원을 배제한 경영 정책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한계점을 가진 것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투기자본 행태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하나금융지주는 대한투자증권을 헐값으로 매입하고, 소액주주를 스퀴즈 아웃시켜 기일을 앞당겨 하나증권을 자회사로 편입시킨 점에서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하나증권 자회사 편입 한달만에 대투-하나간 리테일본부 영업양수도와 하나증권 리만브라더스로의 매각을 선언했으며 곧이어 유상감자를 실시해 10배의 차익을 남겼다”면서 “특히 대투운용을 지배주주 자격도 없는 UBS에 팔아넘긴 점과 전세계 금융시장을 교란시키며 공공성을 훼손하고 있는 헤지펀드 연합에 가입하는 등 투기자본의 면모를 과시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폴뉴스]   한국증권신문 신동민기자   lawsdm@k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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