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등 명의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고 허위로 분실신고를 해 카드대금을 떼먹은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 서울 중부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정모(33)씨를 검거해 구속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죠?

=. 정씨는 2015년 4월 신용카드 회사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작은 누나와 매형 등 두 명의 목소리를 흉내 내 카드 8장을 발급받았습니다. 카드발급에 필요한 서류는 인터넷 등을 이용했는데, 카드사도 속아 넘어갈 만큼 정씨의 여자 목소리 연기는 감쪽같았습니다.

그렇게 신용카드 8장을 손에 쥔 정씨는 자신이 1년 반 동안 어학연수차 머물렀던 일본을 수시로 드나들며 백화점 등에서 명품을 샀습니다.

-. 올해 7월까지 정씨가 신용카드를 사용한 횟수는 총 147번, 결제된 액수는 4천6백만원에 달했다면서요?

=. 직업이 없던 정씨는 신용카드 대금을 내지 않을 방법을 찾다가 허위로 카드 분실신고를 하기로 했습니다.

사용자가 카드를 잃어버린 걸 안지 두 달 내에만 분실신고를 하면 분실 기간 내 결제 내역이 있을 때 누가 카드를 썼는지 증명할 책임이 카드사에 있다는 점을 악용한 꼼수였습니다.

-. 즉 정씨가 카드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는 시점과 허위로 분실신고를 한 시점 사이에 기록된 결제 내역이 정씨의 것임을 카드사가 증명하지 못하면 정씨는 카드대금을 물지 않아도 됐다고요?

=. 정씨는 일본에 갔지만 카드 명의자인 가족은 국내에 있었기에 카드사는 정씨의 불법행위를 입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허위 분실신고를 할 때도 물론 목소리를 바꿔가며 '1인3역'의 연기를 했는데, 정씨는 '민원을 제때 처리해주지 않아 가정이 파탄 나게 생겼다'고 읍소하는가 하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겠다는 말로 카드사를 협박하기까지 했습니다.

-. 정씨의 사기 행각은 이른바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 수법으로 카드대금을 내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출입국 내역을 뒤져 수사한 끝에 막을 내렸다죠?

=. 그렇습니다. 경찰은 정씨의 여죄를 캐는 한편, 전화를 이용한 카드발급이나 분실신고 시 본인 확인 절차 개선 등을 관계기관과 협의할 예정입니다.

 

▲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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