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가 캠퍼스 곳곳에 지은 무허가 건물을 수십년째 버젓이 쓰고 있어 학생들의 안전이 우려됩니다.

-. 담당 구청은 인하대 재단인 정석인하학원(이사장·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불법 행위의 시정을 요구하고 불응하면 이행강제금을 물리기로 했다고요?

=. 24일 인하대와 인천시 남구 등에 따르면 인하대는 캠퍼스 6곳에 총 1천984㎡ 규모의 건물을 무단으로 지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들 건물은 허가를 받지 않은 탓에 건축물대장은 물론 인하대 홈페이지의 건물 안내에도 표시가 안 된 '유령건물'입니다. 원래 4층짜리 건물인 '2호 남관'의 경우 옥상에 무허가 건물 2개동(461㎡)을 짓고 계단으로 연결해 마치 5층 건물처럼 쓰고 있습니다.

-. 경량철골조로 지은 이 옥상 건물은 공대 건축학과 학생들이 건축설계 실습실로 쓰고 있다고요?

=. 건축학도들이 불법 건축물 안에서 미래의 꿈을 키우고 있는 셈입니다. 실내 곳곳에는 불에 잘 타는 건축모형 재료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어 화재 위험이 있고 무허가 건물이라 인명피해 발생시 보상 문제도 우려됩니다.

물류전문대학원, 아태물류학부 등이 입주한 '9호관'도 5층짜리 건물로 허가 받았지만 옥상에 916㎡짜리 대형 건물을 멋대로 지어 6층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문과대, 자연과학대가 사용 중인 '5호관'도 3층에 313㎡짜리 건물을 무단으로 건축해 전산실습실로 사용 중입니다.

-. 이들 불법 건물들은 1976∼1989년에 지어져 최장 41년 된 것으로 확인됐다죠?

= 네, 수십년간 이어진 대학 측의 불법은 지난달 말 담당 구청에 민원이 접수되면서 드러났습니다.

인하대 구성원으로 추정되는 민원인은 "인하대 2호 남관에 소방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음에도 학교가 방치하고 있다"고 걱정하면서 "해당 건물이 불법으로 증축된 부분이 맞는지 조사해달라"고 구청에 요청했습니다.

-. 인천시 남구는 여러 개의 대형 불법 건물이 수십년간 당국의 제재를 받지 않은 데 대해 "2∼3년에 한번씩 항공사진을 찍어 이전 사진과 비교하는 방법으로 무허가 건물을 찾아내는 데 워낙 오래된 건물들이라 위법 사실을 적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면서요?

=. 현장 조사를 벌인 남구는 건물주인 정석인하학원에 무허가 건물 철거 등 시정을 요구하고 법을 계속 어기면 매년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방침입니다.

이에 대해 인하대 허우범 대외협력부처장은 "현재 진행 중인 캠퍼스 공간 재배치 작업 이후 무허가 건물을 철거할 예정이었다"면서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처리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체공간 확보 노력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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