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분기별 성장률이 1년째 0%대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 한국은행은 25일 올해 3분기(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보다 0.7%(속보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면서요?

=. 이로써 분기별 GDP 성장률은 작년 3분기(1.2%) 이후 4개 분기 연속 0%대에 머물렀는데, 분기별 0%대 성장률이 장기간 지속되는 점은 우리 경제가 연간 3%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현실을 보여줍니다.

올해 3분기에도 경제성장을 이끈 분야는 건설투자인데, 건설투자는 2분기에 견줘 3.9% 늘면서 GDP의 지출 부문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습니다.

-. 전기대비 건설투자 증가율은 올해 1분기 6.8%, 2분기 3.1%에 이어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죠?

=. 3분기 건설투자는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11.9%나 늘었습니다. 또 지출항목별 성장 기여도에서 건설투자는 0.6% 포인트(p)로 나타났는데, 강남 재건축 등으로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부동산 시장이 호조를 띤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정부의 재정 투입도 성장률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정부 소비의 증가율은 2분기 0.1%에서 3분기 1.4%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 2분기 -0.3%p에 머물렀던 정부 지출의 성장 기여도도 3분기 들어 0.2%p로 올라갔다죠?

=. 3분기 성장률 0.7%를 생각할 때 건설투자와 정부의 추가경정 예산 등 재정지출이 없었더라면 성장률이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반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성적표는 초라합니다. 민간소비는 0.5%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증가율이 2분기(1.0%)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자동차 내수 판매의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 2분기에 2.8% 성장했던 설비투자는 3분기에는 0.1% 줄어드는 역주행을 했다고요?

=.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졌지만,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자에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이는 제조업이 활력을 잃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습니다. 경제활동별 GDP에서 제조업은 운송장비, 전기 및 전자기기를 중심으로 1.0% 감소했습니다. 제조업 성장률 -1.0%는 2009년 1분기(-2.5%) 이후 7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 수출도 만족스럽지 않다죠?

=.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0.8% 늘었지만 2분기(1.1%)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했습니다.

더구나 3분기 성장률은 건설투자 등에 힘입어 2분기(0.8%)보다 0.1%p 떨어지는데 그쳤지만, 미래는 불안하기만 합니다.

-. 당장 올해 4분기(10∼12월) 성장률을 낙관하기 어렵다면서요?

=. 최근 삼성전자[005930] 갤럭시노트7의 반품 및 생산 중단 사태와 부정청탁금지법이 수출 및 내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으로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는 대외적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한은의 무역지수 통계를 보면 지난 9월 수출물량은 작년 같은 달보다 2.6% 줄면서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 현대자동차[005380]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의 파업 영향으로 수송장비가 13.0% 급감했고 갤럭시노트7 사태의 타격으로 전기 및 전자기기는 4.1% 줄었다죠?

=. 이달 들어서도 갤럭시노트7 사태의 충격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갤럭시노트7 사태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1% 줄었습니다.

또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은 농수축산업계, 골프 등 레저스포츠업계, 호텔 등 외식업계의 매출 감소를 가져와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대외 여건을 살펴봐도 불확실성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고요?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전망은 신흥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국내 금융시장을 흔들 개연성이 있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여지가 좁아질 공산이 큰데,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는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로 경기 회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더 낮추기 어렵게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고 내수 중심의 성장으로 산업구조 변화를 꾀하는 것은 수출에 커다란 악재입니다.

-. 또 박근혜 대통령이 제기한 개헌론도 변수가 될 수 있다죠?

=.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다른 현안을 빨아들이면서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경제 정책의 동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4분기 성장률이 0%대 초반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고 심지어 한국경제연구원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 이보다 심각한 것은 구조적 요인으로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이 점점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라고요?

=. 네, 한은은 최근 노동생산성 하락을 이유로 잠재성장률이 사실상 2%대로 떨어졌음을 시사했습니다.

내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면서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많습니다. 1천3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는 민간의 소비 여력을 갉아먹는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 그동안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건설투자가 언제까지 힘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죠?

=. 그렇습니다. 더구나 최근 부동산 경기가 한국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한은은 건설투자 증가율이 올해 10.5%에서 내년에 4.1%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이 때문에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 2.8%는 장밋빛 전망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게 나옵니다.

-. 이주열 총재도 최근 간부들에게 경제전망에서 갤럭시노트7 사태 등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요?

=. 네, 맞습니다. 한은은 그동안 민간기관보다 높은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다가 수정을 거듭하며 빈축을 사왔습니다.

아울러 한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3.0%)보다 낮지만, LG경제연구원(2.2%), 현대경제연구원(2.6%)보다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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