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결국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교육계와 역사학계, 정치권 등 곳곳에서 반대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 교육부는 28일 전용 웹사이트에서 예정대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할 방침이라고요?

=. 네, 이 소식에 일선 학교 현장에서 교과서를 적용하는 교육감과 교사들은 즉각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친일·독재 미화 등 내용에 대한 우려는 물론이고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국정화에도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추진 과정에 대한 신뢰를 잃은 국정교과서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주장입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22일 성명을 내고 국정화 강행 시 협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 국정교과서 검토본의 검토 과정에 서울교육청 소속 교사들의 참여를 거부하는 한편, 학교 교장과 운영위원장, 역사교사들을 중심으로 국정교과서 타당성을 주제로 한 대규모 토론회를 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죠?

=. 장휘국 광주교육감 역시 강력한 대응방식을 내서라도 국정교과서를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을 비롯한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이미 릴레이 성명을 통해 국정교과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시도교육감들은 현장검토본 공개 직전인 24일 세종에서 열리는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국정교과서 문제를 논의하고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대응방안으로는 교과서 대금 지급 거부나 교과서 배포 거부 등이 거론됩니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국정화 강행의 책임을 물어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면서요?

=. 전교조는 "이 장관은 교육부 수장으로 자격이 없으며 정치권력의 농단으로부터 교육을 지켜낼 능력도 의지가 없다"면서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서명운동에는 전국역사교사 모임과 480여개 교육·시민단체가 참여한 한국사국정화저지네트워크도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역사연구회 회장인 이지원 대림대 교수를 비롯한 전국 102개 대학 역사·역사교육교수들은 교육부의 강행 방침이 보도된 뒤 교육부 장관에게 국정교과서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서신을 보냈습니다.

-. 정치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국정화 저지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죠?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앞서 16일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추진 중단 및 폐기 촉구 결의안'을 공동 발의했습니다.

결의안은 국정화 추진 중단과 함께 교육부 장관이 수정고시를 통해 기존 검정교과서를 2017학년도 1학기에 적용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입니다. 더구나 국정교과서 찬성 입장이었던 보수 성향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최근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습니다.

-. 교총은 대의원 결의문에서 "대한민국의 뿌리가 1919년 3월1일 독립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있다는 것이 헌법 정신"이라며 "친일·독재 미화, 건국절 제정 등에 대한 교육현장 여론과 배치되는 역사교과서는 수용 불가"라는 입장을 천명했다고요?

=. 그렇습니다. 기존 여권 내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입장을 밝혔던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22일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한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들의 탈당을 시작으로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의 새누리당 탈당 러쉬가 본격화하면 여권 내에서도 국정화 반대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난해 국정화 추진 과정에서 찬성 입장이었던 단체들은 현 시국을 고려한 듯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 찬성단체들은 검정 역사교과서가 주체사상을 지나치게 길게 설명하는 등 북한 옹호와 '좌편향' 내용을 담고 있고 집필진 역시 특정단체 출신으로 치우쳐있다며 국정화를 지지해 왔다죠?

=. 그러나 현장 검토본이 공개된 이후 구체적인 불복종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그간 '숨죽이고 있던' 찬성 단체들 역시 다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육부가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표류하는 상황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는 배경에도 이를 계기로 친박(친박근혜계) 보수세력을 결집하려는 의도도 담겨있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반대론자들의 주장에 대해 "교과서 내용을 보면 오히려 논란이 덜할 것"이라면서 공개되는 현장교과서 검토본 내용을 보고 판단해달라는 입장입니다.

-.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국정역사교과서 속 용어 하나하나의 이념 편향성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면서 "오점을 남길 교과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죠?

=. 네,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를 '최순실 교과서'로 보는 반대론자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다른 정치적인 고려를 전혀하지 않고, 교육적 목적에 충실해서 진행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내용을 보고 판단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28일 현장검토본을 이북(e-Book) 형태로 공개합니다. 이 때 편찬기준과 집필진 명단도 함께 공개합니다. 다음달 초에는 공개 토론회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 이후 12월23일까지 비공개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한 뒤 교과서 집필진과 편찬심의위원들이 검토해 의견 반영 여부를 결정한다고요?

=. 네, 최종본은 편찬심의위원 명단과 함께 내년 1월 중 공개 예정입니다. 또한 최종본은 2월까지 인쇄와 보급을 거쳐 3월 신학기부터 전국 중·고등학교에서 사용됩니다.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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