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 방침을 두고 교육 시민단체와 교수, 학생 등 교육계의 반대가 거센 상황입니다.

-. 교육부는 2019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 교과서에 용어 이해에 도움이 되는 선에서 300자 이내에서 한자를 표기할 방침이라고요?

=. 300자는 중학교용 한자에서 뽑았습니다. 교육부는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초등학교 학업성적관리 시행 지침에 평가대상이 아님을 명시, 학교에서 한자 시험을 보지 않도록 할 예정입니다.

교육부가 2015 개정교육과정 총론을 발표하면서 초등학교 한자 교육 활성화와 학생 어휘력 향상 등을 위해 교과서 한자 병기 방침을 정한데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부의 이 방침에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반대하는 이들은 한자 병기로 학생들에게 과도한 학습 부담을 주고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논리를 펴는데 반해, 사고력·언어능력을 키울 수 있고 초등 5∼6학년들이라면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 서울교대 등 등 10개 교대 교수 196명으로 구성된 '초등한자 목록 300자 공표를 반대하는 전국 교육대학교 교수'는 초등 한자 300자 공표 중단 촉구 성명을 내고 "초등 사교육 팽창과 왜곡 현상이 걷잡을 수 없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요?

=. 이들은 "발달 수준에 맞지 않는 한자를 초등생에게 강요해 학습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한자교육이 필요하다면 초등 한자 목록 300자를 발표하기 전에 현재 중등 교육용 한자를 제대로 가르칠 방안을 먼저 찾으라"고 주장했습니다.

교육부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제대로 된 초등교육 전문가 의견 수렴과 사회적 합의 과정이 없었다는 점과 수준에 맞지 않게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합니다. 특히 교대 교수들은 "초등 교사·교육전문가와 협의 없이, 새로 만들어질 초등 교과서와 직접 관계가 없는 연구자들의 교과서 한자표기 방안 연구를 바탕으로 300자를 지정하고 한자표기 정책을 발표하는 교육부 처사는 부당하고 무책임하다"고 일갈했습니다.

-. 그들은 이어 "학습 어휘 이해를 위한 초등 교과서 연구 결과를 초등한자 목록 300자로 바꿔 발표하는 것은 한자교육 강화 단체의 초등 한자교육을 의무화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죠?

=. 네, 전국교원노동조합(전교조)는 "교육부는 초등 한자 300자에 중학교 교육과정 한자를 포함시켜 스스로 만든 '선행학습규제법'을 위반했다"며 "한글전용으로 만든 초등교과서에 왜 한자를 대거 도입하려는지 논리와 연구가 부실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도 "초등교육 수준에 적합하지 않은 한자를 제시해 결국 아이들의 학습 부담과 사교육 부담을 가중할 것"이라며 한자병기 추진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 찬성하는 쪽은 한자 300자 정도는 학생들에게 큰 부담은 아니라는 입장이라면서요?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한자가 300자 수준인데다 단독 표기도 아니고 병기여서 5∼6학년에게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 "의사소통과 사고력 증진을 위해 한자교육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교육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표기된 한자에 대해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고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딱히 사교육을 유발할 것 같지는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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