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두산 베어스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는데, 두산은 8일 현재 14승 1무 17패로 선두 KIA 타이거즈보다 8.5경기 뒤진 7위에 자리했습니다.

-.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의 전통적인 어린이날 3연전을 8년 만에 모두 패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요?

=. 정규리그 개막 전 9개 구단 '공공의 적'이자 3년 연속 강력한 우승 후보로 대접받은 두산이 이처럼 흔들린 원인은 1년 전 이맘때 기록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외국인 선발 투수 마이클 보우덴과 좌타 거포 오재일의 공백이 두산으로선 상당히 뼈아픕니다.

어깨 통증을 호소한 보우덴은 정밀 검진을 받고자 지난 1일 두 번째로 엔트리에서 말소됐습니다. 오재일도 타격 부진으로 같은 날 2군으로 갔습니다.

-. 두산은 작년 5월 8일 현재 30경기를 치러 19승 1무 10패로 1위를 달렸다죠?

=. 팀 타율 1위(0.296), 팀 평균자책점 2위(3.80)로 투타의 조화가 돋보였습니다. '판타스틱 4'로 불리는 4명의 선발 투수는 순항 중이었습니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6승 1패, 보우덴과 장원준이 나란히 4승 1패, 유희관이 3승 전승을 거둬 선발 야구의 꽃을 피웠습니다.

타선에선 김재환과 오재일이 불꽃타를 휘둘렀습니다. 김재환은 타율 0.397에 홈런 8개를 터뜨리며 화끈한 공격을 주도했습니다.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을 맞은 오재일도 타율 0.392에 홈런 5방으로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 민병헌과 양의지도 홈런 5방씩 쏘아 올리고 38타점을 합작해 득점에 앞장섰다죠?

=. 하지만 올해 투타 지표는 작년보다 훨씬 처집니다. 팀 타율(0.272)과 팀 평균자책점(4.60)은 각각 7위로 내려앉았습니다.

보우덴의 이탈로 선발 투수진의 무게감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1선발 니퍼트가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며 선전 중이나 3승(2패)을 수확하는 데 그쳤습니다. 그나마 3승 중 2승이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등 두산보다 밑에 있는 팀을 제물로 거둔 것입니다.

-. 장원준과 유희관도 2승씩을 올리는 데 그쳤다죠?

=. 보우덴이 올 시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기에 선발 투수 4명의 승수를 보면, 작년 이맘때 17승에서 7승으로 확 줄었습니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비로 타자들이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은 탓에 공격력 저하는 어느 정도 예견됐습니다. 민병헌과 양의지가 어려운 와중에도 3할대 타율을 치고 홈런 7개를 합작하며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작년 시즌 초반 부진했던 닉 에반스가 김재환과 더불어 홈런 6개씩 날린 덕분에 외형상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 다만, 풀타임 2년 차로 큰 기대를 받은 오재일이 타율 1할대와 홈런 1개로 급추락한 바람에 타선의 중량감은 작년만 못하다고요?

=. 저력 있는 뚝심의 두산이 앞으로도 중하위권에 머무를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없습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개막 후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지난달 18일 1군 투수·타격 코치를 바꾸고 발 빠르게 대처했습니다.

그런데도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최근 3연패에 빠진 장원준과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유희관이 승리를 쌓아야 두산이 반등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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