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한미 정상회담 못지않게 두 정상의 부인이 펼칠 '내조 외교'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 역대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방미 때면 양국 동맹의 무게감에 걸맞게 '퍼스트레이디'의 내조 외교도 주목받았다면서요?

=.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만 보면 거의 정반대에 가까운 캐릭터를 갖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김 여사는 졸업 후 서울시립합창단에서 활동했지만, 변호사 일을 시작한 문 대통령을 따라 부산으로 내려간 뒤 내조에 충실했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슬로베니아(구 유고슬라비아)에서 태어나 디자인과 건축을 공부하고 밀라노와 파리, 뉴욕에서 모델 활동을 하다가 2005년 트럼프 대통령의 셋째 부인이 됐습니다.

-. 대중에 드러나는 이미지도 극과 극이라죠?

=. '유쾌한 정숙씨'라고 불릴 정도로 김 여사의 성격이 활발한 반면, 멜라니아 여사는 '은둔의 퍼스트레이디'라고 불리며 한때 좀처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의 '내조 외교'가 잘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지만, 청와대는 긍정적인 관측을 내놨습니다. 대선 때부터 특유의 친화력과 외향적인 성격으로 다소 무뚝뚝한 문 대통령을 보완했던 김 여사가 이번에도 공식 만찬과 별도의 환담 자리에서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 '은둔형'에 가까웠던 멜라니아 여사가 최근 공개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도 낙관적인 신호로 보인다면서요?

=. 네, 멜라니아 여사는 두 달 전 미·중 정상회담 때 공식 만찬 장소에 도착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를 직접 마중하는 등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다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가 어떤 패션을 선보일지도 관심사입니다. 미·중 정상회담 때 멜라니아 여사는 상대를 배려해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 원피스를 입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 김 여사도 외교부 등 주변의 조언을 경청하면서 정상회담 때 어떤 옷을 입을지 등을 신중히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죠?

=. 네,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하는 일정과 별도로 김 여사는 현지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스킨십 행보'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례에 비춰봤을 때 교포들을 격려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교육·복지 시설 등을 둘러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는 2008년 4월 첫 방미 당시 워싱턴 DC의 저소득층 아동 보육시설과 국립 여성예술박물관을 찾았다면서요?

=. 그렇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2003년 5월 미국을 방문해 뉴욕의 한글학교 교사들과 간담회를 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1998년 6월 뉴욕의 시각장애인 교육기관에 들러 관계자들을 격려했습니다.

 

▲ 김정숙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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