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현장에서 본 정부 복지정책의 비극

▲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대표

다문화 시민운동을 하다보면, 나도 사람이다보니 난감하거나 화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중 하나는 기껏 애써서 기업 후원, 개인 후원 받아 다문화 자녀들 교육 기회 주려고 했는데, 스스로 부담해야 할 몫에 대해 불만을 터트리는 사람들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mbc에서 나를 비난했던 대목도 바로 그런 것이다. 즉, 2016년 유엔본부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 초청을 받아 유엔에 가면서, 기업 후원도 받고‥ 공연에 가는 아이들에게도 돈을 받아 이중적으로 착복을 했다는 비난이다.

하지만, 다문화센타를 운영하는 원칙 중에 하나가 "무조건 공짜는 없다"며, "최소한 전체비용의 1/3은 자부담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무조건 공짜는 프로그램 참여자의 의욕과 성의도 감퇴시킬뿐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주민 관광통역안내사 양성과정을 진행하면서도, 시중에서 진행되는 직업교육비용인 120-150만원의 1/3에 못미치는 35만원 정도를 수강료로 받았다. 나머지 비용은 기업후원을 통해 충당했다.

그랬더니, 일단 더 많은 수강생에게 혜택이 가고‥ 심지어 무조건 공짜로 운영하는 서울시 산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이주민관광통역안내사 양성과정 보다 월등히 높은 합격률을 달성했다.

아니, 월등히 다른 정도가 아니라‥ 서울시는 전체 수백명 수강생 중에서 겨우 한 두명 합격자인 반면, 다문화센터의 합격자는 전체 수강생의 1/3인 20-25명 내외가 되었다.

스스로 일부라도 부담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이렇게 달랐다.

레인보우 합창단의 유엔본부 공연도 마찬가지다.

전체 총비용은 뉴욕 6박 8일로 1인당 460만원을 넘었다. 그중 1/3인 150-180만원을 학부모로부터 받았다. 뉴욕 유엔본부 6박 8일간 체류와 공연, 그에 따른 개인부담으로 180만원을 받은 것이다.

초청이면 유엔본부가 부담하는 것 아니냐고 물을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초청비를 받고 해외공연을 가는 합창단은 대한민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 한국측에서 비용부담해서 간다. 어떤 합창단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여타 시립합창단도 시 예산에서 30-40%를 지원하고, 기업 후원으로 1-20%를 충당하고, 개인이 5-60%를 부담해서 해외공연을 간다.

따라서 어떤 시립합창단이 유럽 공연을 가는 경우‥ 적게는 300에서 많게는 400만원 이상을 학부모들이 부담한다.

그런데, 이것을 레인보우에서는 30%만 받고 가도록 했고, 그것에 대해 모든 학부모들이 기꺼이 동의했다. 왜냐하면, 뉴욕 워싱턴 6박 8일 가면서, 180만원에 갔다올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혜택이라는 것을 누구라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합창단 운영하면서 월 회비 1만원을 받았다. 아이들 간식만 해도 1회 연습때마다 3000원 안팎이 든다. 그럼 월 9.5회 연습에 들어갈 간식비만 3만원 정도가 든다. 

그외 지휘자, 안무가, 발성코치, 반주자 교습비는 결국 나의 부담이 된다.

그럼에도 "왜 돈을 받냐"는 식이다. "국가에서 지원받고 우리한테도 돈 받는 것 아니냐"는 식이다.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것이 한푼도 없음에도‥ ㅠㅠ

결국 공짜 위주의 정부의 다문화정책이 만든 비극이다.

"공짜와 복지는 3개월까지는 고맙다는 소릴 듣지만, 6개월이 지나면서부터는 권리가 된다." 

이 말은 내가 공무원 만나서 입만 열면 들려주고픈 이야기다.

김성회 칼럼니스트는 레인보우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한국다문화센터 대표입니다. 김성회 대표는 연세대 민족자주수호투쟁위원장, 제2건국위원회 전문위원과 이인제 국회의원 보좌관, 반기문 팬클럽 '반딧불이' 회장, 한국다문화청소년센터 이사장, 한중경제문화교류센터 이사장 등을 지냈습니다. 김성회 대표는 일찍이 다문화 시민운동을  시작해 국내 최초로 다문화 어린이 레인보우 합창단을 설립하여 운영했으며 각종 다문화관련 행사와 방송출연, 전문패널 등의 활동을 통해 올바른 다문화 정책수립 및 문화 형성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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