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의 재미있는 다문화 이야기 37] 유일신 종교와 다문화, 그리고 세계시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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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의 재미있는 다문화 이야기 37] 유일신 종교와 다문화, 그리고 세계시민주의
  • (정리)김미연 기자
  • 승인 2019.06.0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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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대표

조로아스터교, 유대교, 카톨릭, 기독교(개신교, 성공회 포함), 그리고 이슬람교는 유일신(아후라 마즈다, 야훼, 하나님, 알라)을 믿는 종교들이다. 이 유일신앙은 단 하나의 신에 의해 만물이 창조되었고, 그 신에 의해 모든 것이 심판된다는 종교 사상이다. 그 신은 믿는 종족이나 지역에 따라 다른데, 처음 유일신앙이 나온 조르아스터교에서는 아후라 마즈다가 유일의 신이었고, 유대교에서는 야훼, 카톨릭과 기독교에서는 하나님, 이슬람교에서는 알라신이다. 

지금은 수많은 사람들이 유일신앙을 믿고 있지만, 인류역사에서 유일신앙은 그리 많지 않았다. 실제, 인류문명의 기원인 수메르(안, 또는 아누와 50신, 이하 이기기)를 비롯해 이집트(엔네아드의 아툼을 비롯한 9신)와 그리스(올림푸스의 제우스와 12신), 로마(유피테르 등)는 다신론이었다. 그들에게는 아주 다양한 신들이 저마다의 역할을 하며 인간세상을 보살폈다. 심지어 수메르신화에는 상위 신들과 하위 신들이라는 계급까지 존재했다. 

여기에 인도쪽과 동양은 범신론적인 성향을 가졌다. 즉, 만물에 신들이 깃들어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토템이즘이나 샤머니즘(정령)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범신론, 다신론, 유일신론에서 범신론이 일반적이었고, 그 다음이 다신론, 그리고 가장 소수가 유일신이었다. 이렇게 소수의 유일신론이 로마의 국교가 되면서 다신론적인 중동과 서양의 정신세계를 장악해간 것이다. 이와는 달리 유일신론의 일파인 네스토리우스파(동방기독교)는 동방으로 진출했지만, 당나라 황실 종교인 중국의 도교와 결합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유일신론과 범신론이 뒤엉켜버린 채 사라졌다. 

서구로 진출한 유일신앙도 끊임없는 투쟁의 연속과정이었다. 처음엔 로마의 다신론과의 싸움이었고, 그로 인해 많은 박해도 받았다. 황제 네로는 로마의 대화재가 그리스도교인들에 의해 자행되었다며 무수히 많은 사람을 학살했다. 그렇게 박해를 받은 그리스도교는 밀라노칙령에 의해 복권되고, 테우도시우스 황제 때 로마의 국교가 됨으로써 정치적 힘을 얻게 되었다. 

그리스도교는 로마의 국교가 된 후부터 박해받는 입장에서 타 종교를 억압하고 박해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즉, 여전히 다신론을 믿는 로마의 여러 종족들을 탄압하고 억압했으며, 서로마 멸망 이후 유럽사회 전면에 등장한 게르만, 프랑크, 바이킹, 켈트족들의 토템이즘 및 범신론적인 경향과 투쟁을 벌였다. 또한 그들과 전혀 다른 유일신을 갖고 있는 유대인들과 정령신앙을 갖고 있는 집시들을 "마녀"로 몰아 화형시켰다. 

그리고 같은 그리스도교 계통에서도 끊임없이 이단과의 사투를 벌여나갔다. 그 과정에서 마리아에 대해 신성을 부여하느냐 아니냐를 두고 논쟁을 벌였던 네스토리우스파를 동방으로 추방했고, 그 다음에는 동로마의 그리스 정교(러시아 정교 등) 등과 분리되었다. 그리고 이어 마리아의 존재마저 "우상 숭배"의  하나로 치부하며 오직 하나님과 독생자 예수를 중심으로 한 종교개혁운동이 가속화되어 로마 카톨릭과 개신교로 분화되었다. 

또 다른 한편, 중동에서는 예수의 존재마저 선지자의 하나일 뿐, 세상의 유일한 것은 오직 알라라고 주장하는 이슬람교가 생겨났다. 이들은 이교도에 대해선 가차없는 탄압을 가했다. "한 손엔 코란, 한 손엔 칼"이 상징하듯 알라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무자비한 공격을 퍼부었다. 

이러한 유일신앙의 역사는 시간이 흘러오면서 점점 더 심화되는 과정을 겪었다. 처음엔 유일신과 그의 아들, 그리고 마리아까지... 그 다음엔 마리아에게 부여된 신성을 박탈하고, 그 다음엔 마리아마저 의미없는 존재로 만들고, 그 다음엔 예수마저 부정되는 과정을 겪은 것이다. 다시말해, 시간이 가면서 유일신과 함께 존재하던 것들을 떼어내거나 부정하면서 "오직 야훼(알라)"라는 존재만이 유일하다는 논리를 세워온 것이다. 

그런데, 서구 시민혁명 이후 기독교 내에서도 자유주의 바람이 불었다. 즉,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외에 다른 종파나 종족의 문화를 존중해야 하나, 안해야 하나로 논쟁이 붙은 것이다. 여기에서 자유주의적 신앙을 선호하는 측에서 "종교 다원주의"를 들고 나왔다. 이들은 하나의 사회에서 하나의 유일신앙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교와 신들이 함께 존재할 수 있으며, 이를 용인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또한 다양한 종교들도 신에게 다가가는 하나의 방편(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실제, 서구에서도 근대 종교개혁 이후에 수많은 하위 신앙들이 존재했었다. 각종 축제 등에 그들은 짓궂은 귀신들로 등장한다. 밤이 길어지는 겨울은 이들 짓궂은 하위 신앙(악령)의 신들이 축제를 벌이는 시간인 셈이다. 그래서 켈트족의 할로윈 축제도 이들 심술궂고 짓궂은 하위 신앙들의 귀신(주로 악령)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거나 피할 수 있는 변장을 하며 즐기는 축제인 셈이다. 

하지만, 유일신앙인 기독교의 등장이후 서구에서 지속된 신들은 악령이 되거나 별볼 일 없는 하위 신령에 불과했다. 그래서 그들은 유일신 몰래 인간의 운명에 장난을 치거나 심술궂은 귀신들로 격하되었다. 즉 신앙과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잡귀신과 같은 존재였다. 따라서 그들의 존재가 종교적 다원주의라는 이름으로 유일신앙에게 도전할 정도는 전혀 못되었다. 

문제는 제국주의 이후 새로 등장한 식민지와 아시아권의 존재였다. 끊임없이 이교도를 교화하고, 척결하고, 추방해도 한계가 있었다. 특히 최근에 들어 교통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하나의 사회에 다양한 종교들이 함께 공존하는 다문화 시대로 변화되었다. 다른 종교의 존재에 대해 인정하지 않으면, 결국엔 전쟁밖에 할 것이 없고, 그 속에서 한계에 봉착하면서 자유주의적 종교관인 '종교 다원주의'가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외부적으로는 어쩔 수없이 인정하더라도, 기독교 내부에서 까지 용인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서 기독교 내에서는 두가지 견해로 나뉜다. 보다 진보적인 입장에서는 다른 종교와 함게 공존 공생하는 종교 다원주의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인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유일신앙인으로서 외부적으로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내부적으로는 결코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즉,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종교 다원주의를 이단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다문화의 확산이 기독교 내부에서 종교 다원주의를 인정할 것인가 아니면 종교 다원주의를 이단으로 척결할 것인가의 논쟁으로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중세의 유일신, 유일권력을 쥐고 있었던 그리스도교 계통에게 시민혁명과 산업의 발달로 등장한 보편적 인권의 등장과 다문화의 확산은 대단히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즉, 이교도와 무신론자들을 향한 억압과 전도, 선교에서 타 종교와 신들을 인정해야 한다는 '역 압박'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그 '역 압박'의 상황에서 "외부적으로는 어쩔 수 없을지 몰라도 내부적으로는 결단코 인정할 수 없다"는 저항논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 때 전세계를 휩쓴 유일신앙(조르아스터교, 유대교, 카톨릭, 그리스 정교, 기독교, 이슬람교) 계통의 종교에서는 지금의 다문화 다종교 시대가 굉장히 모순적인 상황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그전에는 이교도에 대해 교화하거나 척결할 문제였지만, 이제는 (다문화와 보편적 인권의 전면화 이후)교화도 안되고 척결도 안되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종교 다원주의에 대한 용인 여부는 이들의 모순된 상황을 드러내주는 것이다. 

가끔씩 등장하는 각종 종교와 다문화에 대한 인종차별과 테러행위는 유일신앙이 직면한 모순된 상황이 극단적인 형태로 표출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즉, 오직 하나 유일신앙만의 존재만 인정하다가 그렇지 못한 상황에 놓이게 된 사람들 중에 이성적으로 유연한 사고를 하지 못하고, 복잡한 사회상황에 부적응하면서 종교적이고 인종적인 테러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셈이다. 

향후 보편적 인권뿐 아니라, 다문화와 세계시민주의가 더욱 더 확산되는 상황에서 유일신앙 계통의 종교들이 어떤 모습을 취해 나갈지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왜냐하면 다문화와 세계시민주의의 확산은 불가피하고, 시간이 가면서 점점 더 다양한 문화와 종교, 신앙들이 공존 공생하는 시대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우기 4차 산업혁명으로 신들의 영역마저 인간에 의해 좌우되는 현실이 도래하면서 "종교의 역할"이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 것인지, 정말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계속...>

김성회 칼럼니스트는 레인보우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한국다문화센터 대표입니다. 김성회 대표는 연세대 민족자주수호투쟁위원장, 제2건국위원회 전문위원과 이인제 국회의원 보좌관, 반기문 팬클럽 '반딧불이' 회장, 한국다문화청소년센터 이사장, 한중경제문화교류센터 이사장 등을 지냈습니다. 김성회 대표는 일찍이 다문화 시민운동을  시작해 국내 최초로 다문화 어린이 레인보우 합창단을 설립하여 운영했으며 각종 다문화관련 행사와 방송출연, 전문패널 등의 활동을 통해 올바른 다문화 정책수립 및 문화 형성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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