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황태자가 일개 정보원 ? 애나 기자는 반인도범죄자 김정은 편"

▲ 도희윤 한국자유전선 사무총장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맹독성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에 의해 살해됐던 북한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다시 화제입니다.

 매우 특이하고 이해할 수 없는, 심지어 황당하기까지한 테마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김정남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원 이었다는 것입니다.

 워싱턴포스트(WP) 베이징 지국장으로, 한반도 문제를 취재해온 애나 파이필드 기자는 최근 출간한 김정은 평전 '마지막 계승자'(The Great Successor) 북 콘서트에서 김정남을 미국 CIA의 정보원(informant for the CIA)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애나 파이필드 기자/워싱턴포스트(WP) 베이징 지국장

 김정남이 미국 정보국의 정보원이었다는 주장이 우리에게는 미국 첩자, 경찰 끄나풀, 프락치(fraktsiya)로 해석되어 북한 통치자 김정일의 장남으로 유력한 차기 계승자였던 김정남이 졸지에 푼 돈에 정보를 팔아먹는, 조국을 배신한 반역자로 인식되는 상황입니다.

 한때는 현재 북한을 통치하고 있는 김정은 보다 앞선, 가장 유력한 계승자였던 김정남이 죽은 지 2년만에 CIA 정보꾼, 마약과 위조화폐와 관련된 조폭 관련 범죄자가 되어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는 것입니다.

 애나 파이필드의 '마지막 계승자 김정은 평전'은 현재 출간되어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판매되고 있습니다.

 애나 파이필드는 워싱턴포스트 베이징지국장으로 서방 언론인 가운데 북한 정보에 가장 정통하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 김정남( 고 김정일 위원장 장남)

 애나 파이필드는 2018년 말까지는 워싱턴포스트의 서울특파원과 도쿄지국장으로 활동하며 한반도 문제를 집중 취재했으며 십여 차례의 북한 현지취재를 통해 북한정권의 향방을 꾸준히 추적 보도한 기자로 2018년 아시아지역의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한 대표적인 언론인에게 수여하는 쇼렌스틴언론상(SHORENSTEIN JOURNALISM AWARD)을 수상했습니다.

  애나 파이필드가 '김정남은 CIA 정보원'이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하고 또 이에대한 뉴스가 전 세계, 특히 우리나라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된 배경이 궁금했습니다.

 애나 파이필드의 지난 전력을 보면 김정은 정권에게 매수당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최근 출간한 '마지막 계승자 김정은 평전'의 홍보, 판매에 도움을 주기 위해 좀 과하게 마게팅을 한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합니다. 책 판매 촉진을 위해서는 언론에서 크게 다뤄져야 하는데 자신도 언론인이니 '언론'에 잘 먹힐 만한 충격적(shocking)이고 섹시한(sensational) 한 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동시에 앞으로도 북한 취재를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김정은과 북한당국의 눈치를 안 볼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만족시킬만한 한 방이 "Kim Jong Nam became an informant for the CIA"으로 정해을 수도 있겠다하는 생각입니다.

 북한 민주화와 인권 운동가로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한국자유전선 사무총장에게  애나 파이필드 기자의 '김정남은 CIA 정보원' 주장에 대해 이메일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애나 파이필드 기자의 '김정남은 CIA 정보원' 보도가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마지막 계승자 김정은 평전'의 집중 홍보 기간이어서 그런 것 같은데 아무튼 암살당한지 2년만에 다시 우리 언론에 등장한 김정남에 대한 보도는 2년 전과는 다른, 이상한 여론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 도희윤 사무총장님, 애나 파이필드 기자의 "Kim Jong Nam became an informant for the CIA"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한마디로 소설이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자가 소설을 쓰는건 한국의 일부 기자들에게만 있는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미국의 기자속에서도 있다는 것이 좀 씁쓸하네요.
 그리고 이번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2년전 일본언론의 기사와는 좀더 진전된 내용이어서 사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자신의 북콘서트를통해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건데 여기에 일일이 대응을 해야하나 고민이었는데요.
 정도가 좀 지나치다는 판단, 즉 이미 사망해서 자신에 대해 반론권조차 가질수 없는 고인을 상대로 하고 있다는 측면, 남아있는 가족들도 대응이 쉽지않은 분위기를 악용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어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 애나 파이필드 기자는 왜 김정남을 'CIA 정보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을까요. 전부는 아니지만 서방 기자들은 최소한의 '정보'가 없으면 좀처럼 기사를 쓰지 않거든요.  도희윤 사무총장님이 볼때 김정남의 행적 중에 ''CIA 정보원'으로 볼 만한 점이 있었나요?

 ☞ 그래서 사실 외국의 기자분들은 좀 다를줄 알았는데, 노이즈라는 차원, 자신의 작품과 관련된 차원에서는 동서양이 따로 없구나 해서 기분이 참 안좋습니다.  우선 결론적으로 CIA 라는 조직은 여느 정보기관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존재를 철저히 숨기고 본연의 목적을  이루려는 정보기관의 속성을 가지고 있겠지요.  신분을 숨긴다는 차원에서 가짜 스파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구요.  자주 드나드는 식당의 사장이나 종업원, 심지어 가족까지도 정보원인줄 모르거나 속이고 살아가는 존재들이자나요. 그런 존재는 도처에 늘려있습니다..

 미국이 아니라 서방의 특정 기관일수도 있고, 중국이나 북한일수도 있지요.  그런 존재를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스파이가 되고 그들의 끄나풀이 된다면 거기서 자유로울 사람이 있을까요.
 또 김정남의 존재는 모든 정보기관이나 언론들이 한번은 접촉하고 싶었던 존재가 아니었던가요?

 김정남도 사람입니다. 그것은 모든 일반사람과 마찬가지로  24시간의 시공간에서 자유로울수 없다는 거죠.

 백번 양보해서 그 기자의 정보가 일부 사실이라고 해도 그래도 한때는 존재 자체가 북한의 황태자였는데 일개 정보원이었을까요. 
 
 정보원의 수준을 그정도로 알고 있는 애나 기자의 신분이 저는 의심스럽습니다.  그녀는 진짜 기자일까요?

 -. 도희윤 사무총장님은 김정남과 그의 가족들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족들은 이번 보도에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이와 관련해 최근에 연락해 보셨나요?

  ☞ 대한민국에 김정남 관련의 가족들과 연계라면 연계, 인연이라면 인연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저와 같은 인권운동가 속에서는 더욱 찾기가 어렵지요.  그분들과 좋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만  이런 보도등으로 만날때는 아주 곤혹스럽습니다.
 가족들은 또다시 악몽에 시달리게 되는거죠.  그걸 지켜봐야하는 저는 너무 괴롭습니다.  기자분들도 그런점을 좀 헤아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번 기사에 대해서는 조만간 가족들과의 만남이 있을 것입니다.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죄라는 것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방어권이 없는 사자에 대한 명예가 심각히 훼손 되었다고 판단이 되면 저희가 앞장서 행동에 나설 것입니다.

 -. 2년전 김정남 암살이후 일반적으로는 북한의 암살 배경으로 친북 성향의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망명정부나 북한내 반 김정은 세력의 상징적인 인물로 보고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애나 파이필드 기자의 주장으로 '망명 정치인'에서 '미제 첩자.마약 위폐 범죄자.망나니'로 전락했습니다. 어느 주장이 더 사실에 가까을까요?

 ☞ 제가 확신하는 것은  김정남은 지금의 북한현실, 특히 같은 사람으로서 북한주민들의 생활과 환경에 대해 너무나 안타까워했다는 점입니다. 뭔가 변화시킬수 없을까를 고민했던거죠. 하지만 북한체제의 특성상 그렇게 될 수없다는 것에 큰
자괴감을 느꼈을겁니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이 마약, 위폐 등에 연루되는 범죄자로 전락할 수 있을까요.  자신의 자식대에 가서는 뭔가 변할거라는 기대를 가졌던 것으로 압니다. 그런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아버지로 남고싶은 아버지가 있을까요?

 -. 애나 파이필드 기자가 책 요약본을 보면서 제가 느낀 것은 김정남 암살은 김정남이 '미제 첩자'였기 때문이 아니라 '장성택 등 북한 고위관계자들과 긴밀한 관계' 때문이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되는데?

▲ 김정은 위원장

 ☞ 김정은 시대에 모든것이 걸림돌이 되는 현실이 지금 북한입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주변에 있지요. 심지어 가족에게 있기도 하구요.  

 지금 김정은의 상황이 그렇습니다. 사상 유래가 없는 호위사령부, 보위성, 인민무력성 등 측근중의 측근들이 포진한 조직에서 숙청과 처형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해외에 있는 김정남은 항상 눈엣가지처럼 생각되었을테고, 주변의 측근들이 가만있지 않았을것입니다. 뭔가를 만들어내서라고 제거해야할 대상이었던 것이지요.

 -. 이번 애나 파이필드 기자의 주장이 북한 정권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북한 김정은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고 기분좋은 기사이지요.  당연히 죽을 짓을 한 죽일놈을 죽였을 뿐이라는 명분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죠.  그런 차원에서 애나 기자는 반인도범죄자 김정은의 편에 선 사람이라고 보여집니다.

 -. 애나 파이필드 기자는 책에서 김정은이 집권초 독재자의 전형(playbook), 즉 총살형 등 공포를 통해 정권을 지키려는 '좋은 독재자'(Good dictator)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또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는 "김정은이 최근에는 평양(특별시민)을 넘어 북한 전체 주민들의 생활개선이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정은의 대주민 대책들은 자신이 살 궁리속에 나온 고육지책일뿐입니다.  노예로 자신의 권좌를 지켜줄 노예들이 있어야 존재의 의미가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노예들이 모두 사라지거나 심지어 대항할 기미마저 보인다면 어떤 조치를 취할까요. 주민들의 대항력을 감소시키는 조치를 당연히 취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독재자나 전체주의 국가에서 교과서적으로 사용하는 유화책인거죠. 비수를 감추고 말이죠.

▲ 워싱턴 포스트, Washington Post Live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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