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대표, "비대위원장 달라"

손학규 대표, "유승민계와 다르지 않다"

1년여 만에 정계복귀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첫 정치 스파링 파트너(실전과 같게 하는 연습 경기 상대)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선택했습니다.

첫 번째 기술은 라이트 스트레이트였습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27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만나 자신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과 지도부 개편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손학규 대표는 살짝 피하면서 가볍게 잽(상대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공격을 노리며 안면이나 몸통을 가볍게 연타)을 날렸습니다.

 손학규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 이후 "안 전 대표가 얘기한 것이 유승민계가 (과거 탈당 과정에서) 얘기한 것과 다른 점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면서 "왜 지도체제가 개편돼야 한다는 얘기도 없었고, 왜 자신(안 전 대표)(비대위원장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없었다"고 가볍게 씹었습니다.

 손학규 대표는 노련한 파이터지만 이미 체력이 바닥난 상태로 조만간 은퇴를 앞두고 있는 노장 선수입니다. 그렇다고 아마추어에게 당할 만큼 바닥은 아닙니다.

 손학규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내게 (바른미래당의) 지도 체제 개편이 있어야 되지 않겠냐고 하더라"면서 "안 전 대표가 그 대안으로 비대위 구성을 제안했는데,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하냐고 물었더니 자기에게 맡겨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라고 소개했습니다.

 아직 최종 결론이 난 것은 아닙니다. 손학규 대표는 "(안 전 대표가)지금 답을 주지는 말고 내일 의원들 모임 전까지 답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는 28일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가질 예정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그 전까지 최종 결정을 하도록 최후통첩을 보낸 것입니다.

 손학규 대표는 2019년 말 미국 체류 중이던 안 전 대표가 국내 정치에 복귀할 경우 당의 전권을 넘기고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안철수 전 대표의 귀국 소식이 알음알음 알려지자 "사퇴를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발을 뺏습니다.

 하루 밤 시간이 남아있지만 손학규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의 요구대로 해줄 리는 없습니다. 만약 당권에 욕심이 없었다면 유승민 전 대표가 분당하기 전에 결단했을 것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스트레이트는 손학규 대표의 얼굴 정면을 향해 쭉 뻗었습니다. 그러나 손학규 대표에게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1라운드에 불과합니다. 손학규 대표의 대응과 역공이 기대됩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 리모델링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는 201622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 신당을 창당했던 것에 비하면 좀 더 신중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안철수 전 대표의 여건이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인지도는 더 높아졌지만 신뢰도와 기대감은 많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당내 문제를 시작으로 총선과 대선까지 길다면 긴 15라운드를 뛰어야 합니다. 경기초반에 TKO, KO승을 거둘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힘을 잘 배분하여 매 회 경기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가야 합니다.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대표의 첫 경기 승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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