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나, 조상, 노현탁, 이한나, 조이스진, 이우성, 원성은 작가 등
-. 11. 5 (목) - 11.15 (일)  서울 SeMA 창고 

비둘기그라피 : 낭만적 상징에서 바이오포비아까지

 지난 5일부터 15일까지 SeMA 창고에서 2020 서울시립미술관 시민큐레이터 선정 전시 <비둘기그라피 : 낭만적 상징에서 바이오포비아까지>가 개최됩니다. 

 세마창고는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의 분관으로 운영되며 과거 질병관리본부였던 시약 창고를 전시장으로 개조한 공간입니다.

 주최측에 따르면, 오늘날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비둘기는 병균을 옮기는 혐오 동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 비둘기는 평화와 안식을 상징하는 낭만적인 동물이었습니다. 

 본 전시는 ‘비둘기그라피’ 라는 타이틀 아래, 비둘기라는 동물에 대한 인간의 태도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 역사를 수집 자료와 동시대 작가들의 작업으로 함께 돌아보고자 합니다. 

 비둘기에 관한 인식 변화는 연대 순으로 ‘낭만기 – 과도기 – 혐오기 – 그리고, 미래’ 총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됩니다. 

(작품) 박지나, 말없이, 종이,스텐레스,가변설치, 2020
(작품) 박지나, 말없이, 종이,스텐레스,가변설치, 2020

 박지나는 시적 언어를 활용한 매체 작업을 해 온 작가입니다. 

 이번 전시의 낭만기에서 그는 문명이 발생하기 이전 시기의 인간과 비둘기의 관계를 페이퍼 설치와 영상 작업으로 선보입니다. 

(작품) 조상, 자폐증 비둘기, 단채널 영상(03:55) 및 한지 드로잉, 목재, 스틸, 가변설치,2020
(작품) 조상, 자폐증 비둘기, 단채널 영상(03:55) 및 한지 드로잉, 목재, 스틸, 가변설치,2020

 고대 동서양의 사상을 결합한 주제로 뉴미디어 작업을 진행해 온 작가 조상은 이번 전시에서 목재를 활용한 설치와 드로잉으로 비둘기와 인간이 자연스럽게 공생하던 과거 시기의 장소성을 환기할 것입니다. 

(자료) 6.25 사변 참전 기념우표, 국립민속박물관 이미지 제공
(자료) 6.25 사변 참전 기념우표, 국립민속박물관 이미지 제공

 이들과 함께 예술사 속에서 비둘기가 낭만적으로 묘사된 과거 작품들 및 서적 및 우표 등의 수집 자료들도 감상할 수 있다. 

(작품) 노현탁, 문화가 있는 날, oil on canvas ,162.2 x 130.3cm, 2020
(작품) 노현탁, 문화가 있는 날, oil on canvas ,162.2 x 130.3cm, 2020

 다음으로 과도기에서는 비둘기가 점차 혐오 동물로 변모하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자연 앞에서 때로는 거대한 사회 속에서 무력한 개인들을 주목해 온 작가 노현탁의 이번 참여작들은 80년대 한국 사회의 도시 개발과 더불어 비둘기가 갖는 평화의 상징이 점차 와해 되어가는 과정을 시사합니다. 

 바이오포비아 현상이 최고조에 달한 현 시기를 반영한 혐오기에서는 2009년 비둘기가 환경부에 의해 유해 동물로 지정된 법령 자료, 도심 속 유기 동물에 관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이한나의 애니메이션 작업으로 도심 속 조류가 위험에 노출된 상황을 살펴볼 것입니다.

 비둘기라는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고찰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도시의 혐오 동물이 되어간 과정에는 인위적인 동물 사육과 무책임한 방임 그리고 인간 중심적 도시개발이 있었습니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비둘기는 또한 우리 인간의 단면이기도 합니다. 

 문명 사회는 발전의 과정에서 때로는 동물을 타자로 배제하고 차별하면서 동시에 약자 혹은 특정 대상의 인간 또한 소외시켜온 것입니다. 

 그 결과는 현재 전 지구상의 다양한 갈등과 위기로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인간-자연이라는 이분법에서 발생한 생태 파괴 및 질병부터 인간 사회 내부에서 발생하는 인종 차별과 난민 문제 등은 인류가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가야 할 중요 과제입니다. 

(작품) 조이스 진, Discovery of the world 122, oil on canvas , 90.9 x 72.7cm, 2017
(작품) 조이스 진, Discovery of the world 122, oil on canvas , 90.9 x 72.7cm, 2017

 그리고, 미래 영역에서 조이스 진의 회화에는 유년기 아이들이 순수한 시각으로 도시 속 동물들과 교감하는 장면이 곳곳에 드러납니다. 

 아이들 세대가 자라나며 만들어갈 사회에서 비둘기는 혹은 인간은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될까? 

 다소 추상적인 미래의 풍경을, 이우성 시인과 원성은 시인은 각각 유토피아 그리고 디스토피아적인 2030년 이후의 포스트-비둘기그라피로 구체화하여 제시할 것입니다. 

 참여형 이벤트로는 두 시인의 스토리텔링에 따라 상시 관객들은 페이퍼에 직접 미래의 단면을 그려보는 행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2020년은 특히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인하여 지구상의 생명체들과의 공생의 필요성을 마주한 시기입니다. 

 본 전시를 통하여 비둘기의 시대별 인식 변화를 돌아보는 경험이 기존 사회의 폭력적 구조를 벗어나 더 나은 미래의 공동체를 구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전시명 - 비둘기그라피 : 낭만적 상징에서 바이오포비아까지
주최 - 서울시립미술관, 박유한 
기획 - 박유한
참여작가 - 박지나, 조상, 노현탁, 이한나, 조이스진, 이우성, 원성은 
장소 -  SeMA 창고 서울 은평구 통일로 684
일시 -  2020. 11. 5 (목) - 11.15 (일)  / 월요일 휴관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