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원자재 가격 불확실성 커져 국내물가 악영항
권영세, “식량 수급 불안정과 급격한 물가 인상 장기화 우려”
유류세 인하 30%로 확대·영업용 경유 유가연동 보조금 지급·차량용 LPG 판매부과금 30% 감면

2022년 3월 소비자물가지수 등락률 추이(자료=통계청)
2022년 3월 소비자물가지수 등락률 추이(자료=통계청)

[뉴스캔=김봉철 기자] 통계청이 5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4.1% 올랐습니다. 

이는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4%대 물가 상승률입니다.

그러나 물가는 보다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4%대 물가 인상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요 측면의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 1월 중 배럴당 83.5달러를 기록하다 2월 92.4달러, 3월 110.9달러로 뛰어올랐습니다.

국내 휘발유 가격도 시차를 두고 영향받으면서 3월 평균 가격이 리터당 1938원까지 올랐습니다.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는 2월 0.79%포인트에서 3월 1.32%포인트로 0.53%포인트 늘었습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3월의 고물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복병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석유류 가격이 작년 같은 달보다 31.2% 오르며 물가상승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체감 유류 비용을 낮추고자 5~7월 유류세 인하 폭을 30%로 확대하고 영업용화물차·버스·연안화물선 등에 대해 경유 유가연동 보조금을 지급키로 했습니다.

또 차량용 부탄(LPG) 판매부과금을 30% 감면했습니다.

홍 부총리는 "글로벌 전개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물가 문제는 현재 그 어느 현안보다도 중요하고 엄중한 사안"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4%대 물가상승을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새 정부의 50조원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해 변수를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은 지난 4일 인수위 4차 전체회의에서 “최근 5개월 동안 전년 같은 달 대비 3%대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10년 만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돌파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권 부위원장은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탄식마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고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 침체는 계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며 “물가가 더 크게 오를 잠재적 위험도 큰 만큼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권 부위원장은 “세계 곡창지대로 불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공급이 큰 차질을 빚으며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밀가루 가격이 30% 가까이 올랐다”면서 “빵집, 분식점 등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자영업자 부담이 커지고 연쇄적인 물가 상승 우려도 있다. 물가 안정과 서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범부처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 등락률 추이(자료=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등락률 추이(자료=통계청)

전문가들은 당분간 물가 오름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통계청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대외 물가 상승요인이 더 강해질 우려가 있다"면서 "당분간 오름세가 크게 둔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습니다.

홍 부총리 역시 "글로벌 전개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당분간 물가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권 부위원장은 “더 심각한 문제는 식량 수급 불안정과 급격한 물가 인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식량 자급률이 매우 낮기에 글로벌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행 역시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4%대를 유지하고, 올해 연간 상승률은 한은의 기존 전망치(3.1%)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한은은 "올해 연평균 유가 수준이 지난 2월 전망 당시 전제(두바이유 기준 83달러)를 큰 폭으로 상회할 가능성이 큰데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등에 따른 공급망 차질까지 겹쳐 국내 물가의 상방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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