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장 거론 인사들, ‘묻지도 마’ 손사래...‘소크라테스의 독배’
당내갈등 수습·내각 쇄신·여야 소통·대통령 지지율 반전 등 과제 산적

박주선 20대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박주선 20대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뉴스캔=장덕수 기자] 조만간 출범할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박주선 전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여권 지도부 소식에 정통한 당 관계자는 2일 "비대위원장에 거론되는 인사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손사례를 치고 있어 비대위원장 인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차기 비대위원장은 안팎의 위중한 상황에서 자신의 거취와 체면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당과 국민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는데 적임자로 박주선 전 위원장이 유력한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박 전 위원장은 호남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호남 중도민주세력의 윤석열 지지를 이끌어냈으며 국회부의장 시절, 여야를 오가며 화합을 이끌어낸 친화력이 뛰어나다"면서 "본인은 독배를 받는 심정이겠으나 여권 핵심에서는 이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상임전국위·전국위 소집 안건을 의결했으나 정작 비대위원장은 예측만 난무할 뿐 안개속입니다.

당내 인사로는 5선 중진 의원 중 정진석, 주호영, 조경태, 정우택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지만 하나같이 비대위원장에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차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 출범까지 비대위가 감당해야 할 과제가 너무나 막중한 반면 기간은 짧고 권한은 거의 없는 ‘재난처리형 비대위원장’이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비대위 성격과 역할, 기간에 대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당내 혼란을 수습하고 차기 전당대회를 조기에 치를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준비하는 비대위여야 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습니다.

여기에 실력인지 실수인지 알 수 없는 '용산 리스크'를 연일 쏟아내는 대통령실과 내각의 쇄신을 이끌어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을 반전시켜야 하는 과제까지 떠안고 있습니다.

결국 누가 되든 비대위원장 직은 '잘해야 본전'이 아니라 '욕만 안 먹어도 다행'이어서 당사자에게는 명예는커녕 '소크라테스의 독배'일 수밖에 없습니다.

외부 인사로 거론되던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이 '물어보지도 말라'고 손사래 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같은 최악의 상황이 박 전 위원장이 강력 추천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4선 국회의원(광주광역시)을 지낸 박 전 위원장은 16회 사법고시 수석 합격 후 대검찰청 수사기획관, 청와대 법무비서관 등을 역임했으며 ‘국가균형발전계획’을 처음 제안하는 등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나와 역사를 함께 쓸 사람”이라고 극찬을 받을 정도로 탁월한 기획과 정책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입니다.

여기에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국민의힘 광주전남 총괄선대위원장과 중앙선대위 산하 동서화합미래위원장, 당선 후 취임준비위원장으로 윤 대통령과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유지, 앞으로 긴밀한 당정 협의를 이끌어 내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박 전 위원장은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당대표와 함께한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출신으로, 현 당내 갈등 원인인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과도 소통, 화합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와 관련, 박 전 위원장 지인은 "당 안팎에서 추천을 많이 해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직 당에서 공식 요청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평소 박 위원장 스타일이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아서 일절 얘기가 없지만 국가와 국민, 당을 위한 일이라면 어떤 고역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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