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산유국, 온난화 직접적 피해에 환경 재인식

[이투뉴스/이지폴뉴스] 기후온난화가 오일머니를 움직였다. 태양광, 풍력, 바이오연료 등 재생에너지 산업에 산유국의 오일머니가 모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중동 산유국의 석유 생산량은 2006년 하루 1840만배럴로 전세계의 22.5%를 차지했다(BP세계에너지통계). 쓰고도 남을 석유자원을 쥐고 있으면서 산유국들이 재생에너지 산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뭘까.

최근 중동을 중심으로 산유국들이 기후온난화로 심상치 않은 변화를 겪었다.

모래 바람이 일던 중동은 지난 겨울 눈보라와 한파로 꽁꽁 얼었다. 1월 30일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는 15cm 이상의 눈이 쌓이면서 일부 도로가 막혀 대부분 학교가 휴교했다. 요르단과 시리아, 레바논에도 폭설이 내려 임시 공휴일이 선포되기도 했다.

중동 산유국들은 또 1인당 전력 소비량과 폐기물 배출량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란 오명도 입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제한 국제협약이 빠르게 추진되는 가운데 이들 국가들도 환경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화석연료 고갈을 대비해 세계 에너지 산업에서 핵심적인 입지를 놓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했다.

한편 2002년 초 배럴당 18달러였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3월 현재 10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수출로 하루 1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쿠웨이트도 5일마다 10억달러의 수익을 냈다.

주머니가 두둑해진 산유국들과 재생에너지의 만남은 어떨까.

◆신재생에너지 산업 = 바레인은 마나마에 있는 세계무역센터에 세계 최초로 풍력터빈을 설치했다. 지름이 29m에 이르는 3개의 대형 풍력터빈은 240m 높이의 두 타워 사이에 몰아치는 바람의 힘으로 돌아간다.

이 풍력발전기는 50층 건물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의 11~15%를 담당한다.

전세계 석유 매장량의 11%를 보유한 아랍에미리트공화국(UAE)의 친환경 활동도 세계 이목을 끌고 있다.

UAE 수도 아부다비는 2007년 5월 인구 10만명 규모의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도시인 ´마스다르 커뮤니티´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석유를 전혀 쓰지 않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만 100% 의존하겠다는 구상이다.

같은해 6월 두바이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경제특구와 주거시설로 구성된 ´에너지ㆍ환경파크´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킹파드석유광물대학에 신재생에너지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오만은 대추야자에서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면서 세계 8위 원유 매장량(391억배럴)을 자랑하는 리비아는 자국내 최초로 태양광발전소를 올해 중순 착공할 예정이다.

트리폴리시 인근 해안에 건설할 이 발전소는 5.8MW 규모로 하루 1200㎥의 담수설비와 인근 주택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이 사업에 약 2130만달러가 투입될 계획이다.

알제리의 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뉴에너지알제리는 지난해 8월 북부 하시 르멜 지역에 태양에너지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남미의 산유국 아르헨티나는 바이오연료 생산대국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대두유 생산 3위, 해바라기유 생산 2위로 유지작물을 분쇄하는 기술을 보유해 바이오연료 생산에 유리한 입장이다.

아르헨티나의 유니텍 바이오사(社)는 산타페 주에 연산 100만톤 규모의 바이오디젤 생산공장을 1/4분기내에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진국 기업 진출 유치 = 산유국들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다른 국가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는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선진국의 신재생에너지, 환경 분야 전문기업과의 협력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카자흐스탄도 환경산업 발전을 위해 외국의 선진 환경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카스피해 생태시스템 전반에 대한 환경규정을 마련하고 환경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스피해 유전 주변의 석유폐기물을 정화하는 시설 마련에 고심한 결과다.

아울러 바이오연료 주유소 설립, 생활쓰레기를 이용한 열병합발전소 건설 등에 외국기업의 손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앞서 아부다비는 지난해 6월 스페인 정부와 태양광발전 사전조사를 위해 기술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이집트는 아베 일본 전 수상이 같은해 4월 180여명의 경제단체 사절단과 함께 방문 중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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