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경쟁 불가피 우수중소업체 부실 초래

[국토일보/이지폴뉴스]건설공사 생애주기 측면에서 예산낭비
품질 우선의 최고가치낙찰제 전환 필요

정부의 예산절감과 입찰제도의 글로벌 스탠다드 명목으로 추진되고 있는 최저가낙찰제 확대가 지역경제 침체를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최저가낙찰제 확대는 총생애주기 측면에서 볼때 예산 낭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 건설전문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은 정부가 최저가낙찰제 300억 미만 공사까지 확대시 전국에 산재해 있는 우량 중소건설업체의 부도를 비롯, 지역경제 기반 와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대한토목학회가 최근들어 최저가공사에 대해 조사한 결과 수주업체 대부분이 완공에 따른 투입금액이 계약금액대비 평균 24.02%를 초과해 적자시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최저가낙찰제 공사인 300억원 이상의 입찰 참가 평균업체수는 43.5개사다.

그러나 만약 정부가 최저가낙찰제를 100억에서 300억 사이까지 확대할 경우 시공능력평가 순위 481위부터 1864위까지의 1400여 업체 중 평균 200~300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가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저가낙찰제 확대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형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저가낙찰제로 인해 기술력이 없는 업체가 저가수주를 받고 또 다른 부실업체가 순차적으로 저가수주를 한다면 결국 기술력이 우수한 우량업체는 수주를 못해 건설업계에서 퇴출될 우려가 높다는 것.

이와함께 최저가낙찰제 확대가 예산절감을 가져올 것이라는 것은 근시안적인 생각이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이 최저가낙찰제를 폐지하고 품질을 우선시하는 최고가치낙찰제로 전환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경우 최저가낙찰제 위주의 조달제도에서 투자효율성(Value for money) 획득이 어렵고, 건설업계와 정부발주기관간의 적대적 관계로 인해 저조한 성과가 초래되었다는 영국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2000년대부터 최저가낙찰제가 완전히 폐지됐다.

건설산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저가낙찰제를 확대할 경우 건설산업이 공멸 할 수밖에 없으므로 확대 계획을 당장 철회하고 선진국처럼 가치중심의 낙찰제도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말했다.

특히 "예산을 절감하자는 정부 취지는 이해하지만 건설산업을 붕괴시키면서까지 예산만을 절감하자는 의미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일보 홍성일 기자 sih@cdail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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