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올해 대기업집단'에 신규 지정…자산 11조, 재계 44위
LG와 계열 분리 후 ‘독립 경영’ 안착… 외형확대, 질적성장 이뤄

구본준 LX그룹 회장. [일러스트=뉴스캔 배모니카 기자]
구본준 LX그룹 회장. [일러스트=뉴스캔 배모니카 기자]

[뉴스캔=이정구 기자] 구본준의 LX호가 출범 2년 만에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LG그룹에서 5개 회사를 떼내 계열분리한 지 두 해 만에 자산총액 11조원으로 재계 서열 44위에 랭크된 것이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도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따르면 LX그룹은 5월 1일자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됨과 동시에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도 신규 지정됐다. 

대기업집단은 일부 대기업 규제를 적용받는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과 상호출자 금지 등 전체 규제를 적용받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으로 나뉜다. 이로써 LX그룹은 상호출자와 순환출자가 금지되는 등 제한 사항이 늘어날 전망이다.

LX그룹의 자산 총액은 11조2734억원(지난해 기준)으로,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공정위로부터 기업집단 LX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다. 


◆ LX-LG 친족분리서 계열분리까지 '순탄'... 대기업 지정으로 '탄력'


앞서 2021년 5월 LG와 계열 분리하며 ‘독립 경영’에 나선 LX그룹은 지난해 6월 공정위로부터 LX와 LG의 친족분리를 인정받으며 계열 분리를 공식 마무리 지은데 이어 이번 기업집단 지정을 통해 재계 입지를 다지는 발판을 마련했다.  

LX그룹은 지주사인 LX홀딩스를 주축으로 LX인터내셔널(전 LG상사), LX세미콘(전 실리콘웍스), LX하우시스(전 LG하우시스), LX판토스(전 판토스) 등 총 14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구본준 회장은 출범과 함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했다. LX인터내셔널이 ‘한글라스’로 알려져 있는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를 5904억 원에 인수하고,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 지분(63.3%)도 인수하는 등 대형 M&A을 추진한 게 대표적이다. 

 LX그룹 소개영상 속 이미지. [사진=LX그룹]
 LX그룹 소개영상 속 이미지. [사진=LX그룹]

여기에 SKC, 대상과 생분해 플라스틱(PBAT) 합작법인 설립에 나서거나 부산 친환경 물류센터 개발 및 운영 사업 등에 참여하며 사업을 확장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LX인터내셔널의 자회사인 LX판토스는 북미 지역 물류 회사 트래픽스에 지분 투자(311억 원)를 진행하는 한편 LX세미콘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 설계 회사인 텔레칩스 지분(10.9%)을 취득하기도 했다. 

지난해 LX그룹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계열 분리 이전(2020년 기준)과 대비해 각각 57.7%, 234.3%가 증가한 25조2732억원, 1조3457억원을 기록했다. 계열 분리 이전 8조930억원 규모에 머물던 그룹의 자산 총액이 11조2734억원으로 3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구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LX홀딩스를 비롯해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 3개 사는 지난해 모두 ‘ESG 위원회’를 발족했다. 

이중 LX세미콘은 같은 해 국내 팹리스 업계 최초로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하는 한편 업계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LX판토스의 경우 발간 의무가 없는 비상장사지만 매년 해당 보고서를 통해 비재무적 성과를 통합 관리하고,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확고한 ESG 경영을 토대로 임직원 모두가 하나된 인식을 갖고, 미래 준비를 위한 근본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 인재육성, 조직문화 확립에도 심혈...집합-합숙 교육 '성과'


LX호의 항해를 위해 구 회장은 인재 육성과 조직문화 확립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LX그룹 신입 및 경력 사원 교육 과정’에서는 참가자 전원은 집합·합숙 교육을 받는다. 이로 인해 회사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를 얻게 한다는 게 구 회장의 복안이다.  지난해 520여 명의 신입 사원이 이 교육을 수료했으며, 최근에는 경력 입사자 770명을 대상으로 해당 과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LX그룹 관계자는 “LX그룹 임직원 교육 과정에는 주요 계열사 CEO들도 현장을 찾아 LX 고유의 일하는 방식이나 가치에 대해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과 함께 구 회장은 올해 주력 사업의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사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사업 가치를 높이는 질적 성장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메가 트렌드 분야 중심으로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신재생 에너지·친환경 소재·자동화 기술 등 각 계열사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성과 창출에 매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구 회장은 최근 제2기 정기주주총회 영업보고서에서 "대외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유연한 전략적 대응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가겠다”고 목표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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