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식, 비덴트 주가조작 개입 혐의로 6월29일 구속
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 등 거래정지 및 상폐 수순

(좌측부터) 최진욱 초록뱀미디어 대표, 김세현 초록뱀이앤엠 대표, 이웅길 초록뱀미디어 대표, 신범용 더메디판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사과하고 있다. [사진=초록뱀그룹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이 비덴트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이에 원 회장은 응분의 책임을 지고 회장직 등 모든 직위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원 회장의 자금이 유입된 빗썸 관계사들도 주식 시장에서 휘청거리는 모양새다.

이른바 '원영식 주가조작 사태'의 온상이 된 비덴트는 코스닥 상장사로 빗썸홀딩스의 최대 주주이자, 빗썸코리아의 상당 지분을 보유한 지배사이기도 하다. 그런 비덴트를 지배하고 있는 중상위 관계사들은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 등이다. 이들 관계사들은 최근 현재 증시에서 '거래정지 종목'으로 지정되거나 회계감사가 거부되는 등 초유의 난항을 겪고 있다.


'빗썸 위기설' 부른 초록뱀 원영식 주가조작 사태


지난 10일 초록뱀그룹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주가조작에 연루된 원 회장의 구속 등 일련의 논란에 대해 허리 숙여 사과하고 경영리스크 해소 방안을 내놨다.

기자회견에는 이응길 초록뱀미디어 대표, 최진욱 초록뱀컴퍼니 대표, 김세연 초록뱀이앤엠 대표, 신범용 더메디팜(구 초록뱀헬스케어) 대표 등 그룹 계열사 사장들이 전원 참석했다.

특히 그룹경영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세연 초록뱀이앤엠 대표는 이날 "최근 최대주주와 관련한 검찰수사 및 법원의 구속수사 결정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저희 초록뱀그룹을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허리를 숙였다.

아울러 초록뱀 그룹경영위는 오너리스크를 초래한 원 회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모든 직책과 직무를 내려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의장은 "최대주주가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지배구조의 개선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회사가 최대주주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룹경영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최대 주주 등 외부 영향력에서 독립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원 회장은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 씨의 주가조작에 관여한 정황이 포착돼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현재 구속된 상태다. 앞서 검찰은 이같은 혐의 입증을 위해 강남 소재 초록뱀미디어 사무실 압수수색 등을 진행한 끝에 지난달 27일 원 회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빗썸 로고 [이미지=빗썸 홈페이지]
빗썸 로고 [이미지=빗썸 홈페이지]

◆빗썸 주가조작 사태에 비덴트 지배사들 줄줄이 '휘청'


주가조작에 연루된 원 회장의 구속 여파로 빗썸 관계사 및 투자기업의 입지도 풍전등화다. 부정 이슈로 인한 주가 하락은 물론, 부실 경영 실체가 드러난 일부 관계사들의 사업 철회와 상장폐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비덴트의 지배사인 버킷스튜디오는 지난달 30일부로 유통사업 부문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사업 중단이 결정된 라이브커머스와 오픈마켓 등은 이 회사 매출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주 수입원이었으나, 적자 누적등을 극복하기 쉽지 않아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빗썸코리아의 상위 지배사인 버킷스튜디오의 대표는 강지연 씨로, 빗썸 오너인 강종현 씨의 여동생이다. 강지연 씨는 버킷스튜디오가 거대 지분을 소유한 인바이오젠의 대표도 맡고 있다.

특히 초록뱀 원영식 회장이 강종현 씨에게 전환사채(CB) 등을 통해 자금을 대고 빗썸의 소유권 취득을 적극 조력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원 회장이 빗썸의 핵심 관계사인 인바이오젠이나 버킷스튜디오의 '실질적 지주'라는 게 업계 중평이다. 이 밖에도 원 회장이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 및 주가조작 논란으로 잡음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원영식 빗썸 지배설'에 더욱 힘이 실린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버킷스튜디오가 원 회장이 구속된 다음 날 핵심 사업 철회를 공식화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원 회장이 비덴트 주가조작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름과 동시에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 등 빗썸 관계사들은 하나같이 하락세를 걷고 있다. 당장 주가조작과 직결된 비덴트는 현재 상장폐지 수순을 밟고 있고, 버킷스튜디오 역시 경영진 사법리스크와 잇단 공시 번복 등으로 증시 거래가 중지된 데 이어 상폐 가능성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인바이오젠 역시 거래정지 종목으로 지정됐다.  

여기에 이상준 빗썸홀딩스 대표도 현재 검찰 수사망에 들어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강종현 씨로부터 특정 코인 상장을 목적으로 50억 원의 청탁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이 대표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과 소환조사가 수 차례 이뤄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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