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책임] ‘불량 닭’ 제보했더니…bhc치킨 “문제없다” 쉬쉬

[뉴스캔=이동림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비에이치씨(bhc)가 제품 교환 또는 반품을 놓고 일부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한겨레는 16일 치킨 프랜차이즈 bhc 점주들의 인터뷰를 인용해 본사의 재료(닭) 반품 거부로 상품성 낮은 치킨 요리가 소비자들에게 팔리고 있는 실태를 단독 보도했다.

익명의 bhc 점주 A씨는 매체에 말복 즈음 북채(닭 다리)를 손질하다 이상한 냄새(이취)가 심해 본사에 교환·반품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일화를 털어놨다.

그는 “본사에서 받아 하루 냉장 보관한 닭인데, 냄새도 나고 닭 상태가 좋지 않아 본사에 연락하니 ‘닭을 받은 당일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환이나 반품은 해줄 수 없다’더라. 도저히 판매할 수 없을 것 같아 손해를 감수하고 통째로 버렸다”고 고백했다.

이 같은 교환·반품 거부는 빙산의 일각이다. A씨는 매체를 통해 “점주들 단체 채팅방에 닭 품질에 관해 본사에 항의해도 반품이 안 된다는 호소가 올라오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양심상 닭을 버리는 점주도 있지만, 대부분 유통기한이 남은 닭이니 냄새가 나더라도 씻어서 쓴다”고 말했다.

bhc 본사에서 유통기한이 짧은 닭이 공급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다른 점주 B씨는 해당 매체에 “bhc는 일주일에 3회 물류 공급을 한다. 화요일 받은 닭보다 목요일에 받은 닭의 유통기한이 짧은 일도 있다. 물류를 받은 순서대로 판매하는데, 냉장 닭 유통기한이 2~3일에 불과해 본사에 항의하면 ‘문제없다’는 말만 반복한다”고 밝혔다.

체인점들은 복날 등 판매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때에 본사가 닭 물량을 다량 확보했다가 미처 팔리지 않은 닭을 공급해서 빚어진 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이 언론에 공개될 경우, 매출 감소를 각오해야 함에도 점주들이 제보에 나선 이유는 ‘본사의 행태를 바로잡기 위함’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bhc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칙적으로 책임소재를 명확히 가리기 위해 물류를 공급받은 당일 문제를 제기해야 반품할 수 있으며, 이는 업계 공통적인 운영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타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우 이취가 심할 경우 품질관리팀 슈퍼바이저에게 문제를 제기하면 반품·환불해 주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