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銀 임추위, 박종복 단독 차기 은행장 후보로 만장일치 추천
박종복 취임 불과 1년만에 적자 늪 빠졌던 제일은행 흑자로 인도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사진=SC제일은행 제공]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사진=SC제일은행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4연임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SC제일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가 박 행장을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자로 단독 추천하면서다. 

이로써 박 행장은 주주총회와 이사회 승인 절차 문턱만 넘으면 1년 연임이 확정돼 총 10년의 임기를 채우게 된다. 이 경우 5연임에 성공한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에 이어 역대 최장수 은행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야말로 금융권에서 독보적 커리어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박 행장은 현재 4연임까지 막바지 단계에 이른 만큼,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등 정중동 행보를 보이며 은행 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은행 임추위는 지난 16일 회의에서 박 행장을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로 단독 추대했다. 박 행장은 9년여의 재임기 동안 SC제일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리더십을 인정받은 만큼, 오는 18일 주주총회와 31일 이사회 승인에서도 무난하게 1년 연임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4연임이 확정되면 박 행장은 오는 2025년 1월까지 임기를 이어가게 된다.  

실제로 박 행장을 향한 SC제일은행 의사결정기구의 신임도 두텁다. SC제일은행 임추위는 이날 회의에서 박 행장을 단독 후보자로 추천하며 "전문적이고 풍부한 경험, 식견, 역량, 뛰어난 소통 능력과 탁월한 리더십 등을 바탕으로 은행이 큰 재무적 성과를 꾸준하게 달성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이 높게 평가돼 후보군 중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호평했다.

아울러 "2015년 은행장으로 임명된 이래 한국 현지 사정에 맞는 전략을 통해 은행의 재무실적을 꾸준히 개선시키고, 은행의 비전에 대해 직원들과 공감대를 적극적으로 형성시키며 '평등', '존중', '포용'의 가치가 은행의 핵심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한 것 등이 주요 추천 사유"라고 추대 배경을 밝혔다.

이번 임추위 회의를 앞두고 박 행장과 차기 은행장 후보군으로 지명된 인사는 총 4명에 이른다. 박 행장이 직접 추천한 내부인사 3명에 은행 인사팀이 자체 추천한 외부 인사 1명이었다.   

그럼에도 임추위가 박 행장을 차기 리더십으로 단독 추대한 것은 그 만큼 박 행장에 대한 내부 신임이 두텁다는 방증이다.  

통상 차기 은행장 후보 추천은 은행 인사관리팀과 임추위를 거치는 수순으로 진행된다. 인사관리팀이 은행 내외부에서 적임자로 지목된 후보군을 1차 검증해 임추위에 상정하고, 이를 임추위가 재검토해 후보자를 추가 물색하거나 교체하는 방식이다.

이렇다 보니 SC제일은행의 인사권을 사실상 임추위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은행장이 되기 위해선 임추위의 신임이 절대적인 셈이다. 박 행장이 4연임에 근접할 수 있었던 것도 지난 9년 임기 동안 안정적인 경영으로 임추위의 높은 신뢰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임추위의 은행장 후보군 발탁 기준은 크게 ▲금융 리더십 ▲비전 제시 ▲공익성 및 경영성 확보 역량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사외이사 3인방(손병옥·최희남·황국재)으로 구성된 임추위는 이번 회의에서 박 행장 단독 추대를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 4연임 앞둔 박종복의 리더십, 우연이 아니다


박 행장 리더십의 최대 강점은 안전성과 내실 경영이라는 게 중론이다. 박 행장은 지난 2015년 제일은행장으로 발탁된지 불과 1년 만에 흑자 전환을 견인하고 국내 경기 흐름에 최적화된 재무 전략을 발굴하며 지난해 기준 자기자본이익율 11.5%를 달성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내면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박종복호 제일은행이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박 행장의 대출자산 사업 개편 구상이 제대로 먹혀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SC제일은행은 박 행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3년까지 적자일로를 걸었다. SC제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2013년 25조4640억 원에서 지난해 44조9842억 원으로 박 행장 9년 임기 동안 두 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우량 대기업과의 거래를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박 행장은 은행 지배구조 개선에서도 수완이 남달랐다. SC제일은행은 박종복 체제를 거치면서 여성 임원·중간관리자 비중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이어 온 끝에 4년 연속 지배구조 A+ 기업이라는 영예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박 행장은 지난 1979년 제일은행에 입행한 뒤 소매사업본부 상무, 리테일금융총괄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한 데 이어, 2015년에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 금융지주 회장 겸 SC제일은행장으로 선임돼 지난 9년 동안 SC제일은행을 경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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