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취임, 경영부침 및 인사적체 해소로 분위기 전환 시도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 [사진=KT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김영섭 KT 신임 대표가 취임 후 경영 리스크를 타개하기 위해 연말 대대적인 인사 개편으로 새판 짜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T가 최근 이동통신 가입자 및 실적 부진의 늪에 허덕이고 있는 만큼, 이에 책임이 있는 계열사 사장단과 본사 임직원들을 대폭 물갈이하며 새 동력을 가져가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날 본사 노조 및 노조위원장 선거가 치러진 이후 이르면 이달 말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난 8월 사장 취임 후 본사 임직원들과 대화 자리에서 "경영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인사와 조직개편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진행되어야 한다"며 인사 개편 의지를 내비친 바도 있다. 정기 임원인사가 속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현재 정기 임원인사 대상으로 지니뮤직, KT서브마린, KTCS, KTis, 나스미디어, 플레이디, 이니텍 등 9개 상장사 대표들이 지목된다. 이들은 지난 3월 KT 주총에서 선임된 만큼, 1년의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이어서 인사 개편 1순위로 꼽힌다. 

KT와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8월 사장 취임과 동시에 일찌감치 계열사 후임 사장단을 물색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KT 대표이사 사장 후보군으로 지명됐을 대부터 KT가 경영난을 돌파하기 위해선 대대적 인사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고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현재 김영섭호 KT는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계열사 사장 후보군을 외부 인사들로 채워둔 상태다. 일부 후보자들과 이미 면담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사전 인선작업이 일단락된 만큼, 큰 변수가 없다면 다가오는 정기 임원인사에서 내정자들을 선임하는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KT 본사에서도 인사 개편 파동이 몰아칠 전망이다. 하위 경쟁사였던 LG유플러스가 가입회선 실적에서 최근 KT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치고 올라온 만큼, 김 대표는 본사 임직원 인사 개편을 통해 새 모멘텀을 가져가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알뜰폰을 제외한 이동통신 가입회선은 SK텔레콤 3116만8214개, LG유플러스 1801만6932개, KT 1713만3388개 순으로 집계됐다.

그간 통신업계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던 KT가 올 들어 역대 처음으로 업계 만년 3위인 LG유플러스에게 자리를 뺐긴 것이다. 휴대폰 가입자 수에서도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포함하면 KT가 LG유플러스와 엎치락뒤치락 혼조세를 보일 정도다. 다만 사물인터넷 제외 휴대폰 가입자 수에서는 KT가 여전히 LG유플러스를 260만 명가량 앞선 상황이다.

이에 김영걸 KT 상무는 최근 월 1000원 수준의 사물인터넷 회선과 휴대폰 회선을 동일시해선 안 된다며 민감한 반응을 내비친 바도 있다.

여기에 KT는 최근 영업이익이 부침을 겪고 있는 데 반해, 경쟁 2사(SK·LG)는 지난 9월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월 대비 각각 소폭 상승했다는 점도 KT로선 위기감이 증폭되는 시그널이다.

이렇다 보니 취임 4개월차에 접어든 김 대표는 통신업계 2위 탈환을 시작으로 상승가도를 달리기 위해선 본사 조직 개편이 해답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KT 안팎에선 최근 계열사 사장단 교체와 더불어 올 연말 본사 임직원들도 대거 교체될 것이란 후문이 파다하다. 아울러 일각에선 김 대표가 이번 조직 개편을 토대로 실적 개선을 도모하며 그간 KT가 인사개편 시즌이면 관치(官治) 외압에 휘둘렸던 기조를 끊어내려는 움직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현재 KT 부사장단인 박병삼 윤리경영실장, 송재호 AI·DX융합사업부문장, 신수정 엔터프라이즈부문장, 안상돈 법무실장, 우정민 IT부문장 등에 대한 경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올해 사내이사로 신규 발탁된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은 인사 개편 리스트에서 제외될 공산이 크다. 

이와 함께 20여 명에 이르는 KT 전무진 또한 인사개편 수술대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가 공전한 바 있어, 이들 또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뉴스캔>과의 통화에서 "그간 KT는 주로 내부 인사가 경영권을 쥐었지만, 외부 인사인 김영섭 대표가 부임한 만큼 대대적 인사·조직 개편은 필연적 수순"이라며 "경영 불안과 인사 적체를 해소한다는 대외적 명분을 차치하더라도, 외부 출신인 그가 KT에서 경영권을 단단히 다지려면 경영코드가 맞는 인사들로 요직을 채워넣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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