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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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캔=이동림 기자] 장기화한 경기 침체와 고물가·고환율로 인해 국민의 소비심리는 위축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내수시장은 얼어붙고 있다. 수출 마저 부진하다. 

건설업계에서는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건설기업의 자금조달 어려움은 지속되면서 전체적으로 건설 수주가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언론들도 고민이 깊어졌다. 기업이 어려워지면서 정기적인 광고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 돌이켜보면 필드 기자 시절부터 ‘특종’ ‘기획’ ‘마감’보다 더 자주 들었던 말이 있다.

그야 말로 지금은 ‘언론’의 위기다. 사실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 디지털 파고에 적응할 만하면 소셜미디어(SNS) 환경이 급변했다. 또 SNS에 적응할 만하면 유튜브 시대 들어 맥을 못 추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포털 다음의 뉴스 검색 콘텐츠제휴(CP) 우선 노출 방침을 시작으로 네이버도 뉴스 검색 시 CP 언론사 기사부터 보이도록 기본값 설정을 변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다면 대체 이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궁금했다. 이에 대해 혹자는 ‘저널리즘’ 확대보다 광고주 입맛에 맞는 기사를 생산해내며 협찬 광고를 사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탓했다.

이 말도 일리는 있다. 언론에서 은밀한 기사 거래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기업 협찬과 공고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서 기업에 관한 비판적인 기사를 축소·수정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지금도 기업의 협찬과 광고비를 대가로 제목을 고치거나, 기사의 비중을 축소하거나, 기사의 톤을 수정하는 일은 다반사다. 특히 광고비 비중이 높은 대기업에 관한 기사라면 더욱 그러하다. 

과거 경향신문도 기업의 운영사와의 ‘기사 거래’로 구설에 올랐다. 독립 언론 기치를 내건 신문조차 자본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현실인데 자생력이 부족한 중소언론들의 궁핍한 사정은 오죽할까.

이 같은 언론 비즈니스의 이면에는 자본 논리가 깔려 있다. 자본은 윤리적이지도 도덕적이지도 못하다. 자본은 만지면 황금으로 변하는 미다스 임금님의 손처럼 그 손이 닿기만 하면 부패하고 타락한다. 자본주의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이 된 자본은 기사 거래라는 이름으로 개인을 타락시키거나 부도덕한 사회를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있어야 할 기사 대신 협찬 광고로 채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자들이 기업에 악감정을 가져서가 아니다. 다만 ‘아닌 건 아니다’라고 말하는 소신 있는 편집권이다. 이제 바람은 ‘소박’하다. 기업의 운영사보다 단 하루라도 더 버티는 것이다. 

갑진년(甲辰年) 새해, 편집국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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