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으로도 깨지 못한 ‘64년’ 무관의 한

[출처=프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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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캔=이동림 기자] 카타르아시안컵 드라마는 4강까지였다.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는 ‘23위’ 대한민국은 ‘87위’ 요르단에 졸전 끝에 패했다. 동시에 64년 만의 우승도 물거품이 됐다.

비록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8강전, 16강전에서 보여준 포기하지 않는 집념만은 으뜸이었다. 아시안컵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한국의 좀비 축구에 열광했다. 전 세계에서도 태극전사의 투혼과 활약을 주목할 정도였다.

그리고 이를 이끈 ‘캡틴’ 손흥민의 활약에 주목했다. 그는 고비 때마다 페널티킥과 프리킥 골을 넣어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다. 중압감이 가장 큰 승부차기 1번 키커 역할도 수행했다. 그는 가진 것을 120% 쏟아냈고 헌신적인 플레이로 공격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다만 요르단전이 문제였다. 이 경기에서 클린스만호는 아무것도 못했다. 90분 내내 매섭게 몰아치는 요르단에 끌려다녔다. 전후반 통계는 참담하다. 슈팅수 8-17, 유효슈팅은 0-7이었다. 손흥민과 이강인, 황희찬 등 슈퍼스타 공격수들을 대거 보유하고도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만들지 못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끝내 허망한 눈물을 보였다. 그는 “국민들에 너무 죄송하다. 선수나 감독은 잘못이 없다. 질책을 받으면 내가 받아야 한다”며 비난의 화살을 본인에게 돌렸다. 이어 “분명히 앞으로 더 단단해지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질타받는 감독을 감싸 안았다.

반면 클린스만 감독은 무능한데 눈치도 없었다. 한국이 두 골을 뒤져 승부수를 다 걸어야 할 판에 뒤늦게 꺼내든 교체 카드는 세 명에 지나지 않았다. 클린스만이 한국 축구가 가진 자원을 100% 활용도 해보지 못하고 졌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무엇보다 정작 책임을 져야 할 클린스만은 4강 탈락에도 눈치 없이 웃는 장면이 방송 화면에 포착돼 도저히 승부욕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우승에 대해 얼마나 큰 열망을 가졌는지 알고 있다면 적어도 패배에 쉽게 미소 지울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 한국 축구는 3년 후 2027년 사우디아라비아아시안컵을 기약해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치러진 5경기에서 우리나라는 전 경기 실점과 총 10실점으로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최악의 수비 조직력이 부른 결과다.

뚜렷한 전술 콘셉트 없이 투혼만 강조해서도 안 된다. 또 매 경기 특정 선수만 고집하는 선발진은 ‘체력 고갈’을 불렀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런 부분을 보완해 아시안컵에 재도전해 한국이 67년 만에 멋지게 우승에 성공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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