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전면 유료 전환…계속된 ‘영업적자’에 백기

[사진=빗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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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캔=이정구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코리아(빗썸)이 4개월간의 수수료 전면 무료 정책을 접은 배경을 두고 시장에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일단 악화한 실적을 끌어올려 기업공개(IPO)를 완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7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5일부터 거래를 지원하는 모든 가상자산에 대해 0.04%의 수수료를 적용한다. 변경된 수수료는 고객이 수수료 쿠폰 코드를 등록한 즉시 자동 적용된다. 수수료 쿠폰 유효기간은 등록일로부터 30일이고, 유효기간이 지나면 재등록을 해야 한다.

변경된 빗썸의 수수료는 기존 빗썸 수수료인 0.25%보다 84% 낮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업계 평균 수수료인 0.2%보다도 80% 낮다는 게 빗썸 측 설명이다.

앞서 빗썸은 지난해 6월 비트코인(BTC)마켓 수수료를 무료로 전환한 데 이어 8월 핵심 서비스 원화마켓 상장 코인들에도 차례대로 수수료를 없앤 바 있다. 10월부터는 모든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 구도를 바꾸고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산이었다.

빗썸은 이 같은 제로 수수료 정책을 통해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30~40%까지 확보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잠시 업비트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 IPO 재도전 나선 빗썸…계속된 ‘영업적자’에 백기


하지만 가상자산 거래소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9.9%에 달하는 거래수수료를 계속해서 포기할 수는 없다. 게다가 빗썸은 현재 IPO를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IPO 추진 계획을 밝힌 빗썸이 상장 요건을 채우기 위해 수수료를 무료에서 유료로 변경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빗썸은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6억5456만원, 당기순손실 106억1647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324억1201만원으로 1년 전보다 53% 급감했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수수료를 받지 않아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빗썸은 매출의 99% 이상을 수수료를 통해 쌓는다. 시장에서는 빗썸이 수수료 0원 정책으로 수천억에 달하는 매출을 잃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면 무료화를 시작한 4분기 실적은 이보다 더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빗썸으로서는 수수료 무료화 정책으로 끌어들인 투자자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다독이면서 매출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코스닥 상장을 위해서 기업은 최근 사업연도 말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최근 사업연도 당기순이익 20억원 이상,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 100억원 이상 및 기준시가총액 300억원 이상 등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이에 대해 빗썸은 “고객들의 투자와 자산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국내외 법령을 준수하여 IPO를 추진해 회사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며 “자본시장의 엄격한 규제와 감시를 통해, 그동안 제기되었던 회사 경영의 투명성을 검증받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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