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중심에 선 코오롱그룹 자회사 대표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출처=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출처=픽사베이]

[뉴스캔=이동림 기자] # A씨는 임원으로부터 회식에 어떻게 지각을 할 수 있냐는 질책을 받고, 자리가 끝날 무렵 남은 술을 다 마시라는 강요를 받았다. 술이 약한 A씨는 구역질을 참고 꾸역꾸역 마셔야만 했다. 

# B씨는 한 달째 투명인간 취급을 받으며 업무를 하고 있다. 회사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같이 가자고 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B씨를 빼고 회식까지 했다.

# C씨는 상급자로부터 회식 자리에서 성희롱을 당했다. C씨는 외모와 몸매를 평가당해, 굉장한 불쾌감과 수치심을 느꼈다.

‘회식 갑질’로 고통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잇따르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해 연말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신원이 확인된 상담 이메일 1703건 중 회식 참여와 관련 있는 내용은 48건이었고 이중 회식 강요는 30건(62.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나머지 18건(37.5%)은 회식 배제 사례다. 

회식 참여 강제는 고용노동부의 ‘직장 내 괴롭힘 진단 및 예방 대응 매뉴얼’에 명시된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 유형 중 하나다.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 조항 위반 땐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 회식 자리 ‘상습 갑질’ 논란


이런 상황 속에서 회식 갑질로 의심되는 정황이 또 발견됐다. 복수 언론에 따르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은 신약 연구개발(R&D) 전문가로 알려진 김모씨다. 그는 미국 텍사스태 MD앤더슨 암센터 교수, 한미약품 R&D 총괄 부사장을 거쳐 2018년 ‘00바이오’를 설립했다. 2020년에는 코오롱티슈진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그런 그가 최근 구설에 올랐다. 김씨는 지난해 3월 국내 유명 바이오 회사 대표로 취임한 이후 가진 여러 번 술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술 마시는 것도 일”이라며 음주를 강요했다. 술을 먹지 않거나 중간에 귀가하는 직원에겐 “충성심이 없다”거나 술을 적게 먹는 직원에겐 “인사 고과에 반영하겠다”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

특히 몸이 아파 술을 마실 수 없다고 호소하는 직원에게조차 “저런 정신으로 어떻게 회사생활을 할 수 있냐”며 면박을 줬다. 이 주장은 회사 내 연구원으로 보이는 한 직원이 폭로한 것으로, 모기업 사내 게시판에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속한 회사는 합성의약품 고순도 공정개발 역량이 탄탄한 업체다. 2000년 4월 설립돼 국내에선 바이오신약 연구개발업체로 많이 알려졌지만, 해외에서는 원료의약품(API) 강자로 유명하다. 또 일본 복제 의약품 시장에 원료를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는 업체이기도 하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중 ‘수처리제’ 사업중단에 따라 매출이 줄었고,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엔저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한편 본지는 갑질 논란에 대한 사측 입장을 듣기 위해 본사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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