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美 엑스에너지 전략투자로 차세대형 SMR사업 드라이브
DL케미칼·DL에너지, 신소재 및 친환경 발전 포트폴리오 육성 매진

디엘그룹 본사 [사진=디엘그룹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DL그룹이 이해욱 회장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치 아래 친환경 신사업 및 환경보호 활동을 핵심 계열사에 안착시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그룹 각 계열사들의 기업 가치를 제고하면서도, 친환경 신사업 발굴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며 기존 전방사업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DL이앤씨, SMR 및 저장시설 역량 키우며 해외로 눈 돌려 


올해 DL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ESG 최대 화두는 단연 친환경 신사업이다. 이제는 기업 경영의 필수 덕목이 된 ESG를 단순히 체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ESG 핵심요소를 기업의 새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이 회장의 철학에서 비롯됐다는 게 그룹 내 중평이다.

건설 계열사인 DL이앤씨의 경우 ESG 경영의 일환으로 지난 2022년부터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후 지난해 1월에는 미국 SMR 개발업체인 엑스에너지(X-Energy)에 대한 전략 투자를 단행하기에 이른다. 한화 약 250억 원에 달하는 2000만 달러를 투입해 엑스에너지가 발행하는 전환사채를 대량 인수한 것이다.

이는 DL이앤씨의 원자력 포트폴리오에서 기반했다는 평가다. DL이앤씨는 지난 1996년부터 국내 원자력 시장에 참여하며 신고리원자력발전소 주설비공사 등 원전 사업을 꾸준히 펴 왔다. SMR 사업에 손을 뻗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원전 역량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엑스에너지는 기존 SMR의 냉각제로 사용됐던 물 대신 비경수로형 냉각 시스템이 적용된 4세대형 SMR 기술로 글로벌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이다. 나아가 이 회사는 고온가스로(HTGR)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Xe-100 발전소 조감도 [사진=DL이앤씨 제공]
Xe-100 발전소 조감도 [사진=DL이앤씨 제공]

엑스에너지가 개발 중인 대표 모델인 'Xe-100'은 단일 용량 80㎿e 4개 모듈로 구성돼 총 발전용량 320㎿e 규모다. 고온의 헬륨 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3중 코팅으로 1800℃에서도 녹지 않는 안정성이 강화된 테니스공 크기의 핵연료를 사용한다. 또 운전 중 생산되는 약 600℃의 높은 열은 산업용 플랜트의 열원으로 사용되는 등 전력 공급 외에도 다양한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엑스에너지는 SMR 기술의 안정성과 경제성을 인정받아 미국 정부의 대규모 자금 지원(12억 달러, 한화 1조6032억 원)과 함께 지속적인 민간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상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상장 이후에는 기업가치가 무려 20억 달러(한화 약 2조5000억 원)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토대로 DL이앤씨는 향후 엑스에너지와 함께 SMR 플랜트 사업에서 견고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차곡차곡 경쟁력을 쌓아나간다는 구상이다. 엑스에너지의 SMR 기술력은 단순 전력 생산을 넘어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되는 등 범용성까지 높아 DL이앤씨의 기존 플랜트 사업과도 연계가 가능해 시너지 기대감이 높다. 이는 DL이앤씨가 극심한 경기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주택시장의 공백을 해외사업에서 메울 수 있도록 하는 가교가 될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이 밖에도 DL이앤씨는 ESG경영의 일환으로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설비(CCUS) 사업 등의 신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저장설비의 경우 탄소중립의 첨병으로도 지목되면서 최근 기업계가 주목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에 DL이앤씨는 연간 100만 톤 규모의 저장설비 시설을 설계한 노하우와 경쟁력을 토대로 제2, 제3의 먹거리를 창출하는 데에도 사력을 쏟고 있다.

나아가 DL이앤씨는 지난 2022년 저장설비 및 수소 전문기업인 '카본코'를 설립하며 탈(脫)탄소 신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카본코는 설립 후 국내외에서 폭 넓게 저장설비 설계, 시공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DL에너지 파키스탄 메트로 풍력단지 [사진=DL그룹 제공]
DL에너지 파키스탄 메트로 풍력단지 [사진=DL그룹 제공]

 


DL케미칼·DL에너지, 신소재 발굴 및 풍력발전 등 신사업 박차 


DL케미칼은 자사 R&D(연구개발) 역량과 업계 최상위 기술력을 보유한 자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테크니션'으로 거듭난다는 구상 아래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수술용 장갑 원료 글로벌 1위 업체인 '카리플렉스'를 전격 인수한 데 이어, 2022년에는 세계 최대의 바이오케미칼 기업인 크레이튼을 인수하는 등 의료장비 및 바이오 분야에서도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고 있다.

이와 함께 신소재도 DL케미칼의 전방사업으로 급부상 중이다. DL케미칼은 극초고속 통신 및 반도체 패키징 등에 적용되는 '노탁(Notark) 레진'을 자체 개발했다. 노탁 레진은 고절연성 PCB(회로 기판) 소재다. PCB는 각종 전자제품을 비롯해 스마트폰,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만큼, 글로벌 업계 경쟁이 치열한 사업군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DL케미칼은 이러한 차세대 기술 역량을 꾸준히 발전시켜 글로벌 신소재 유수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DL에너지는 국내를 포함해 칠레, 파키스탄, 요르단 등 총 개국에서 LNG, 풍력,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민자발전 전문기업으로, 친환경 발전 역량에서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민자발전 사업은 민간 투자자들을 통해 건설 재원을 마련하고, 이후 발전소 운영으로 전력을 판매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DL에너지는 프로젝트 개발부터 금융 주선, 시운전 및 O&M에 이르기까지 자체 수행이 가능할 정도의 고스펙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풍력·태양광 발전소 운영에서 각별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발전소 유지보수를 비롯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DL 관계자는 "건설, 케미컬, 에너지 등 주요 계열사들 전반에 걸쳐 ESG 경영을 정착시키자는 것이 그룹 본사의 중장기 구상"이라며 "탄소중립 등 시대정신에 부합할 수 있도록 친환경 사업 발굴, 확장에 그룹 차원의 역량을 결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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