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기업 임원 출신으로 채운 사외이사진
‘마창민‧윤현식‧노환용’…독립성 상실 우려

DL이앤씨 D타워.[사진=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 D타워.[사진=DL이앤씨 제공]

[뉴스캔=이정구 기자] DL이앤씨(옛 대림산업) 사외이사진에 대한 독립성 상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회사는 최근 LG전자 출신 임원 1명을 영입해 전체 사외이사 6명 중 3명을 특정 기업 임원 출신들로 꾸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열어 노환용 LG상록재단 비상임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DL이앤씨 이사회 구성원 절반이 ‘LG맨’들로 채우게 된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마창민 대표이사는 2005~2020년까지 LG전자에서 재직한 후 2021년 1월부터 DL이앤씨의 대표이사로 근무 중이며, 윤현식 경영관리실장(이사)은 2010~2021년 동안 LG전자에서 일했다.

아울러 노 사외이사 후보자는 1980년 LG전자에 입사해 1999~2015년까지 상무‧부사장‧사장 등 임원으로 있었다. 구체적으로 2010년 LG전자 AE사업본부장(사장), 2014년 LG전자 B2B부문장(사장), 2016~2021년 LG연암학원 비상임이사, 2021년부터 LG상록재단 비상임이사를 활동했다.

DL이앤씨 측은 추천 사유에 대해 “노 후보자는 LG전자에서 제조, 구매,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낸 경영자로서, 특히 품질관리 분야의 전문성과 함께 사업부장 및 사업본부장으로서 글로벌 사업 경영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며 “DL이앤씨 사외이사로서 회사의 전략과 사업에 대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문적인 의견을 제시하며, 회사의 경쟁력 제고 및 지속 가능한 발전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 “회사 경영진 견제‧감시 기능 우려”


하지만 이들 3명이 LG전자에서 상당 기간 함께 근무했다는 점에서 노 후보자가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사외이사로서 독립적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최근 기업지배구조 관련 전문연구소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DL이앤씨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DL이앤씨가 노 후보자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 상정에 반대했다. 대표이사와 같은 직장에서 상당 기간 함께 근무한 경력, 이사회 구성 등을 고려할 때 그가 사외이사로서 독립성 부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사외이사는 말 그대로 회사 외부의 인물이 기업의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그만큼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중요하다. 그러나 DL이앤씨는 마창민 대표이사의 재선임과 윤현식 경영관리실장의 이사 선임 안건도 상정했는데 이들 역시 LG전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연구소는 꼬집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노 후보자의 경우, DL이앤씨와의 거래·겸직 등에 따른 특정한 이해관계가 없으며, 전문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사외이사로서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DL이앤씨는 21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디타워 돈의문 3층 교육장(세미나실)에서 주총을 연다. 이날 사내이사 마창민 선임 안건, 사외이사 노환용‧인소영‧남궁주현 선임 안건 등을 상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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