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의 변신…진화하는 하나은행 컬처뱅크 
2017년부터 영업점, 새로운 복합문화 공간으로

컬처뱅크 7호점인 하나은행 광주지점.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컬처뱅크 7호점인 하나은행 광주지점.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뉴스캔=이동림 기자] 은행 점포를 활용해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공간을 제공하는 하나은행의 ‘컬처뱅크’가 올해 10호점을 열며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은행 업무의 비대면화가 가속하며 은행지점 숫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점포의 중요성을 높게 보고 흐름에 맞춰 변신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대전광역시 대흥동 소재 대전지점에 중장년 세대를 위한 융복합 문화·교육 공간인 하나 50+ 컬처뱅크를 개점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이 공간은 하나은행 고객은 물론 대전시민이 찾아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힐링 라운지 공간’으로 조성했다. 특히 ‘음악감상실’과 ‘시네마룸’ 등으로 구성해 중장년 고객을 배려했다.

같은 건물 안에는 대전중장년지원센터도 있다. 중장년 세대를 위한 진로·경력 개발 과정, 일자리 연계 지원 서비스, 문화·여가·건강 관련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또 ‘어른들의 금융학교’라는 콘셉트로 시니어 디지털 교육, 중장년 자산관리 상담, 은퇴·노후설계 강연 등 다양한 서비스도 지원한다.

기존 은행이 업무를 위해 방문하는 목적성 공간이었다면 컬처 뱅크는 지역주민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비금융 콘텐츠를 영업점 공간에 융합시킴으로써 은행 영업시간이 끝난 저녁 시간과 주말에도 고객이 언제든 자유롭게 찾아오고 싶은 지역의 명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이번 개점식 행사에서 “하나금융그룹 시니어 손님을 각별하게 모시겠다는 마음을 담아, 50년 이상을 한자리에서 지켜온 하나은행 대전지점을 중장년 누구나 즐겨 찾을 곳으로 새로 단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하는 모두가 알차고 유익한 경험을 누리시도록 이곳을 대전을 대표하는 융복합 문화 공간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라이프 콘텐츠와 은행 접목한 ‘컬처뱅크’


하나은행이 15일 대전광역시 대흥동 대전지점에 ‘하나 50+ 컬처뱅크’를 개점했다. 이장우 대전시 시장(왼쪽 네번째)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 다섯번째), 이승열 하나은행 은행장(왼쪽 세번째)이 참석한 내외빈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하나은행이 15일 대전광역시 대흥동 대전지점에 ‘하나 50+ 컬처뱅크’를 개점했다. 이장우 대전시 시장(왼쪽 네번째)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 다섯번째), 이승열 하나은행 은행장(왼쪽 세번째)이 참석한 내외빈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컬처뱅크는 단순히 유휴공간을 업그레이드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단체, 그룹, 모임을 유치하며 ‘커뮤니티 뱅크’가 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실제 하나은행은 금융을 넘어 책과 예술, 식물과 음악 등 다양한 라이프 콘텐츠를 은행과 접목한 컬처뱅크 개점으로 지역사회와 고객들에게 새로운 문화 공간을 선사해 왔다. 

2017년 12월 방배서래지점에 지역 ‘맘(엄마)’들을 위한 사랑방을 연 이래 △광화문역(직장인 힐링서점) △잠실레이크팰리스(공유정원) △강남역(MZ세대 복합문화공간) △천안역(외국인 사랑방) △도곡동(컬처살롱) △광주 금남로(시니어 문화아지트) △대전역지점(외국인 주민 통합지원센터) △가천대지점(재학생 생활편의공간) 등 지역 특색에 맞는 주제를 입히고 있다.

하나은행이 이처럼 은행 점포의 역할을 확장하는 이유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고도화된 영업방식을 시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 이전에도 비슷한 시도를 한 은행들이 있었다. 다만 카페 등과 결합해 은행 업무를 보러 온 고객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시도 정도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은행 측은 “물리적 공간 안에서만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 더 많은 고객과 소통이 되도록 디지털 컬처뱅크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하나은행의 이런 시도는 미래영업점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기도 한다. 비대면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은행 점포의 숫자는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고객 설문조사를 보면 여전히 점포 방문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익명의 한 업계 관계자는 “복잡한 금융거래를 하는 특정 계층이 선호하고, 온라인 뱅킹의 한계를 지점이 보완해줄 수 있어서 지역 거점점포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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