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 목사 "보수 대형교회 목사들 발언이 원인"..."양심적이고 진보적인 기독교인들이 목소리 내야"

이명박 정부를 지지하는 보수 대형교회가 한국 기독교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남 남해군의 김성 당항교회 목사는 11일 저녁 CBS 라디오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에 출연해최근 한기총이나 김홍도, 조용기 목사 같은 보수우익 기독교 측에서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집회를 한다든가 구국기도회라는 이름으로 현 정부를 편드는 모습들이 마치 한국 기독교 전체의 모습으로 일반 국민들에게 보여지면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감이 기독교 전체에 대한 염증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의 자유발언을 듣고, 국민들이 한국 교회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고 혐오에 가까운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크게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의 ´빨갱이를 색출하면 된다´, ´촛불집회하는 사람들은 사탄의 무리´ 등의 발언이 마치 한국 기독교의 목소리인 양 보도되면서 국민들이 더 이상 교회에 기대할 것도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기독교 원로라고 만난 사람들은 기독교 원로라기 보다는 대형교회 목사들일 뿐”이라며 “책임을 이전 정부에 떠넘긴다든가 촛불집회의 저의가 뭐냐는 식의 발언들이 교회에 대한 반감을 더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비난했다.


 


김 목사는 “암울한 역사적 고비 때마다 양심적이고 진보적인 교회와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민족을 위해 역할을 충실히 해왔고 촛불집회에도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크리스천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그런 모습들은 잘 비춰지지 않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진보적이고 양심적인 기독교인들이 목소리를 분명하게 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기독교내의 진보적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이하 인터뷰 내용 )


 


- 어제 기도회는 어떤 기도회였나?


 


한국기독교장로회에 속해있는 목회자들이 최근의 촛불집회를 예의주시하고 보다가 어제는 6월항쟁 20주년 기념이 되는 날이어서 진보적이고 양심적인 기독교인들이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해서 제안하게 됐다.


 


- 어제 촛불집회를 참석해보니 느낌이 어땠나?


 


나는 촛불집회 공식행사가 끝나고 자유행진을 할 때 교단 목회자들과 안국동 방향으로 행진하면서 갔는데, 거기에 가서 일반시민들이 자유발언을 하는 걸 보면서 목사의 한 사람으로서 충격을 받았다. 지금의 국민들에게 한국 교회와 기독교계가 비춰지는 모습이 굉장히 부정적이고, 일반시민들이 기독교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혐오에 가까운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마음 아프게 생각하고 충격 받았다. 최근 뉴라이트 계열이나 한기총,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 등 보수우익 기독교 측에서 어제도 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집회를 한다든가 구국기도회라는 이름으로 현 정부를 편드는 집회를 하는 모습이 마치 한국 기독교 전체의 모습으로 일반국민들에게 보여지면서 이 정부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기독교 전체에 대한 반감과 교계에 대한 염증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래서 진보적이고 양심적인 기독교인들이 목소리를 분명하게 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 7,80년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기독교가 담당했던 역할이 있었는데, 그런 점을 생각하면 지금 기독교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나?


 


나는 87년 6월항쟁 당시에 대학생이었는데, 그때의 시위문화와 20년 만에 벌어지는 촛불시위에 참여하면서 굉장히 달라진 시위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지금 어린 학생들까지 나와서 주장하고 자유롭게 발언하는 걸 보면 우리 국민들이 굉장히 높은 정치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보수우익 기독교가 국민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은 중세 마녀사냥 하겠다는 의식수준에서 사로잡혀서 전혀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고, ´빨갱이를 색출하면 된다´는 식의 발언이나 ´촛불집회하는 사람들은 사탄의 무리´라고 하는 발언이 마치 기독교를 대표하는 한국 교계의 목소리인 양 국민들에게 비춰지다보니까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과 염증이 고스란히 한국교회로 같이 돌려지는 것에 대해 목사로서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암울한 역사적 고비 때마다 한국의 양심적이고 진보적인 교회와 목회자들과 교인들은 민족의 활로를 열고 민족이 제대로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생각한다. 내가 집회현장에 가보니 선량하고 양심적이고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크리스천들이 드러나지 않은 일반시민의 모습으로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 그런 모습들은 잘 비춰지지 않는 것이다. 반면 국민 대다수가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해 비판하고 국민의 요구에 따르라고 주장하는 마당에 대형교회 목사님들은 언론에 나와서 그것과 정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면서 이명박 정부를 편들고 두둔하고 그것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정말 교회가 청맹과니와도 같은 현실인식을 하고 있지 않느냐, 그래서 국민들이 교회에 대해 더이상 기대할 것도 없고 선호할 것도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 국민들이 기독교 전체에 대해 비판한다기보다는 일부 대형교회의 지나치게 정치적인 모습을 비판하는 것 아닐까?


 


그런 점도 있다. 그런데 내가 염려했던 건 그런 보수우익 기독교인들의 목소리는 굉장히 크게 국민들에게 보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보수우익 기독교 세력들은 과거에 정교분리를 얘기하면서 진보적이고 양심적인 기독교 세력들이 정치적으로 발언하는 것에 대해 반신앙적이라고 얘기하면서 교회가 정치에 참여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인데, 이분들이 민주정부 들어서고 난 다음에는 오히려 더 정치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구국기도회라는 이름으로 시청 앞에 나와서 집회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크게 다가가는 반면에 정말 양심적이고 진보적인 기독교 인사들의 목소리는 감춰져 있고 드러나지 않으니까 국민들이 볼 땐 보수우익 기독교 인사들의 목소리가 한국교회를 대변하는 목소리인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 얼마 전에 기독교계 원로들과 대통령이 만남을 가졌는데?


 


그분들을 기독교계의 원로라고 부르는 자체가 온당치 않다고 본다. 그분들은 대형교회의 목사님들이다. 교회를 크게 성장시킨 면에서 교회목회에서 성공한 분들인데, 그분들이 한국 기독교계뿐만 아니라 일반국민들에게 고루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기독교계의 원로라고 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그분들이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오찬을 하면서 나눈 대화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는데, 이 책임을 전 정부에 떠넘긴다든가 촛불집회의 저의가 뭐냐고 물어본다든가 하는 발언들은 했다고 한다. 기독교계의 원로라고 하는 분들이 저렇게 현실인식을 바르게 하지 못하고 엉뚱한 책임전가를 하는 모습들이 교회에 대한 반감을 더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본다.


 


- 이명박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대통령이 국민의 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자세를 계속 가지는 한 광우병 쇠고기 문제만이 아니라 앞으로 이보다 더한 문제들이 얼마든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물이라는 게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그 물이 성이 나면 성난 물은 그 배를 뒤집어엎을 수도 있다는 걸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기억해야 한다.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는데, 그 국민들이 성이 나고 분노하면 대통령은 얼마든지 국민의 손에 의해 바뀔 수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건 광우병 쇠고기 문제만이 아니라 국민을 대하는 이명박 정부의 자세가 굉장히 오만하고, 집권한 지 100일밖에 안 된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폭력적이라는 것에 대해 일반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대통령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국민을 섬기는 자세, 국민의 얘기를 귀담아듣는 자세로 국정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5년 동안 국정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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